증권
`반도체 고점논란`에…장비株 IPO 찬바람
입력 2018-08-22 17:14 
최근 '반도체 고점론'과 스마트폰 시장 성장 둔화 우려가 제기되면서 반도체·스마트폰 부품업체의 기업공개(IPO)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3일 코스닥에 상장하는 반도체용 폴리 식각장비 제조사 에이피티씨(APTC)는 저조한 수요예측과 공모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 7~8일 이틀간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실시했지만 경쟁률이 20.99대1로 저조했다.
게다가 기관투자가 대부분이 희망 공모가 밴드(1만1500~1만3000원) 하단을 밑도는 가격을 적어내면서 최종 공모가는 9000원으로 확정됐다.

공모 주식 수도 당초 230만주에서 184만주로 줄었다. 이에 따라 이 회사 공모 규모는 당초 265억원에서 166억원으로 축소됐다.
올해 코스닥 상장 기업 중 수요예측에서 공모가를 밑도는 가격이 결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게다가 코스닥벤처펀드로 코스닥 IPO 기업에 대한 공급이 충분한 상황에서 실망스러운 결과라는 게 업계 평가다.
탄탄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부진한 성적을 거둔 배경으로는 최근 제기되는 '반도체 고점론'과 함께 지나치게 편중된 매출처를 꼽을 수 있다.
이달 초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SK하이닉스에 대해 비중 축소 의견을 내놓으면서 반도체 업종에 대한 조정이 필요하다는 투자 의견을 내놓았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당일 3% 이상 하락했다. 이는 SK하이닉스에 대한 반도체 매출 의존도가 지난해 기준 99%인 에이피티씨 공모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7일 반도체·디스플레이 검사장비 제조업체인 디아이티도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수요예측에는 총 460곳에 달하는 기관투자가가 참여해 경쟁률 105대1을 기록했다. 공모가도 희망 밴드가(9400~1만400원) 중간인 1만원으로 결정됐으며, 청약경쟁률은 11대1을 기록했다. 다른 바이오·정보기술(IT) 분야 코스닥 IPO 기업들이 수백대1, 높게는 1000대1을 넘는 경쟁률을 보인 것에 비하면 초라한 결과다.
이 같은 코스닥 IPO 흥행 부진은 스마트폰 부품주도 비켜가지 못했다.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 제조업체인 액트로는 수요예측에서 경쟁률 132대1을 기록했다. 공모가도 희망 밴드 중하단에 몰리면서 최종 공모가가 밴드 최하단인 2만원으로 결정됐다.
지나치게 삼성 매출 의존도가 높다는 점(99.2%)과 스마트폰 시장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가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삼성전자 IM(IT·모바일) 부문 영업이익은 2조6700억원에 그치면서 전년 동기 대비 34%나 감소했다.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 상태에 접어들면서 부품·장비 기업 성장세가 주춤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한때 시가총액 1조원에 육박했던 스마트폰 부품 업종 대장주 파트론도 시총이 3800억원대로 하락하는 등 국내 스마트폰 부품·장비 업종에 대한 주식시장 주목도가 떨어진 상황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장비나 스마트폰 부품 업체 등은 좋은 실적에도 불구하고 위기론과 특정 업체 매출 편향 등으로 투자 매력이 반감됐다"고 말했다.
[조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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