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세일전자 화재, 작동 안한 스프링클러에 피해 커진듯"
입력 2018-08-22 15:33  | 수정 2018-08-29 16:05
소방대 4분 만에 도착했지만 유독가스와 불길 이미 급속 확산…9명 사망


9명이 숨진 인천 남동공단 세일전자 공장 화재현장서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어제(21일) 오후 3시 43분쯤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 남동공단 내 전자제품 제조회사인 세일전자 공장에서 불이 났습니다.

이와 관련 인천소방본부 관계자는 "현재까지 조사 결과로는 발화지점인 공장 4층 천장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만 화재 초기에 작동하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정상 작동했다면 선착대가 화재 진압을 위해 공장 내부에 진입했을 때 바닥에 물이 흥건하게 있어야 했지만 그렇지 않았다"고 오늘(22일) 말했습니다.

이어 "스프링클러가 고장이 난 건지, 누군가 의도적으로 꺼 놓아서 작동을 안 했는지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스프링클러가 실제로 작동하지 않았다면 미작동 원인과 상관없이 관리 부실에 따른 인재(人災)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소방대가 현장에 빠르게 도착했기 때문에 스프링클러가 정상 작동했다면 인명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화재 신고 최초 접수 시각은 21일 오후 3시 44분, 출동 소방대 도착 시각은 3시 48분입니다.

불과 4분 만에 소방대가 현장에 도착했는데도 사망 9명, 중경상 6명 등 15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은 스프링클러와 같은 소방시설이 화재 초기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울러 세일전자 공장 천장에 시공된 단열재 우레탄폼도 유독가스를 대량 방출하며 피해를 키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불은 4층 인쇄회로기판 검사실과 식당 사이 천장에서 발생했습니다. 천장 우레탄폼에 붙은 불길이 순식간에 번지면서 엄청난 유독가스를 뿜어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화재 당시 4층에는 23명이 있었지만 5명은 전산실에서, 2명은 식당에서 시신으로 발견됐습니다. 대낮에 발생한 화재인데도 비상구 쪽으로조차 이동도 못 한 셈입니다.

또 다른 근로자 4명은 유독가스가 건물 내부를 뒤덮자 소방대가 도착하기 전 건물 4층에서 뛰어내렸습니다. 이 중 2명은 숨지고 2명은 크게 다쳤습니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4층 내부를 보면 불에 탄 곳이 많지 않다"며 "천장 우레탄폼을 타고 불길이 번지고 유독가스가 퍼진 탓에 일부 근로자가 화재 사실을 알았을 땐 이미 대피가 쉽지 않았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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