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세상을 바꾸는 `#`, 해시태그의 역사를 아시나요
입력 2018-08-22 14:27 
해시태그.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해시태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특정 주제의 정보를 하나로 묶어주는 기호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샤프' 혹은 '우물 정'으로 불리던 '#'는 SNS 상에 하루에도 수 억개 씩 쏟아지며 이용자들의 경험과 생각을 모으고 있다. 트위터 기준으로 하루 평균 1억2000만 건 가량의 해시태그가 올라온다.
본래 해시태그는 프로그래밍 C언어의 기호였다. C언어를 개발한 미국 벨 연구소의 리치(D.M.Ritchie)는 C언어가 우선 처리해야하는 명령어 앞에 '#'를 붙였다.
해시태그가 SNS에 처음으로 등장한 것은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구글의 개발자였던 크리스 메시나(Chris Messina)는 트위터에서 중요한 정보들이 순식간에 묻히거나 사라지는 것을 보고 "how do you feel about using # for groups. As in #barcamp? (#를 써서 정보를 묶는 걸 어떻게 생각해? #바캠프 처럼 말이야)"라는 글을 올렸다. 트위터는 이것을 최초의 해시태그로 인정하고 지난 2009년 공식적으로 채택, 홍보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 기호를 뜻하는 '해시 마크(hash mark)'에 꼬리표란 의미의 '태그(tag)'를 합쳐 '해시태그(hashtag)'라는 명칭을 붙였다.
해시태그는 2010년 '아랍의 봄'을 통해 전세계적으로 확산했다. 이집트, 이란, 예멘 등 중동 국가들 사이에 민주화 시위가 번지던 때 #protest, #Arabspring, #Egypt 등의 해시태그는 SNS를 타고 세계로 퍼졌다. 해시태그의 영향력이 커지자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은 각각 2011년과 2013년 해시태그를 도입했다.

해시태그의 기능과 형태도 변화했다. 초기 해시태그는 관련 정보들을 분류하는 것에 그쳤지만 현재는 특정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들을 검색하고 모아보는 용도로 이용된다. 또 '단어'로 단순히 사건을 전달하던 것에서 점차 생각을 표현하는 문장들이 늘어났다.
특히 시위, 추모 캠페인 등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은 해시태그들은 사용자들의 참여를 유도하며 빠르게 확산했다. 지난 2015년 프랑스 '샤를리 에브도 테러 사건' 후 '#JeSuisCharlie(나는샤를리다)'가 분당 6300건 트윗되거나 같은해 파리 연쇄 테러 사건으로 '#PrayForParis(파리를 위해 기도한다)'등 관련 해시태그가 분당 44만 건 트윗을 기록한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이 같은 변화 대해 "'해시태그 행동주의(Activism)'가 도래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토픽 위주로 운영되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해시태그 기능이 알려지면서 '#먹스타그램', '#럽스타그램', '#육아스타그램' 등 일상적인 소재가 유행했다. 그러다가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와 2016년 국정농단 사태 등을 거치면서 사회문제를 담은 '해시태그 운동'이 2030세대를 중심으로 시작됐다. 누리꾼들은 너도나도 #세월호, #Remember0416, #그런데최순실은, #가자광화문으로 등 정치.사회적인 해시태그를 공유하며 큰 관심을 보였다. 이후 국정감사에까지 등장한 #다스는누구겁니까, 전세계적 성폭력 피해 고발 운동 #미투 등 국내외 주요 이슈들은 다양한 해시태그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지난해 트위터코리아는 국내 최다 공유 해시태그 중 하나로 세월호 침몰 사고 당시의 '#PrayforKorea'(600만 건)를 꼽기도 했다.
이에 대해 잭 도시 트위터 최고경영자(CEO)는 "예술, 정치, 스포츠, 뉴스 등 사회 전반의 모든 경험이 SNS에서 실시간 공유 가능한 형태로 바뀌고 있다"면서 "트위터는 누구나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고유의 플랫폼으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문혜령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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