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최우형 APTC 사장 "반도체 경쟁 심화될수록 외국 장비사 이익"
입력 2018-08-22 08:01  | 수정 2018-08-22 10:46
지난 14일 경기도 이천시에 위치한 APTC(에이피티씨) 사옥에서 만난 최우형 사장. [사진=김제이 기자]

"국내 반도체 칩 제조사들은 중국에 잡히지 않기 위해 계속해서 향상된 칩을 만들 새로운 생산라인이 필요합니다. 이처럼 경쟁이 심화될수록 주요 반도체 장비회사는 이익을 볼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13일 경기도 이천시에 위치한 에이피티씨(APTC) 사옥에서 만난 최우형 사장은 반도체 장비 시장에 대해 이같이 전망했다.
APTC는 반도체 식각 장비(에처·Etcher)를 주력 제품으로 하는 회사다. 글로벌 주요 반도체 장비 업체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 연구원 출신인 김남헌 APTC 대표가 2002년 설립했다.
식각이란 반도체의 원료인 실리콘 웨이퍼에 필요한 회로 패턴을 형성하는 공정이다. 반도체 제조의 핵심적인 전공정 중 가장 중요한 과정으로 반도체 회로 설계와 공정의 미세화가 이뤄지면서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최 사장은 "우리나라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굴지의 반도체 칩 제조사가 있지만 국내 반도체를 만들어 내는 데 모두 외국산 장비가 쓰인다"면서 "특히 반도체 식각장비 시장은 그동안 램리서치,어플라이드, 도쿄일렉트론 등 두세 개의 기업들이 독점해왔다"고 말했다.

장비를 만들어 내는 회사가 한정적이다 보니 반도체 장비 가격을 주도하는 건 칩 제조사가 아닌 장비회사라는 설명이다. 글로벌 장비 업체를 제외한 국내 반도체 식각장비 주요 업체로는 삼성전자 자회사인 세메스와 SK하이닉스에 장비를 납품하는 APTC를 꼽을 수 있다.
최 사장은 "APTC에 관한 시장의 우려를 살펴보면 납품처가 제한적이라는 가장 큰 것 같다"며 "SK하이닉스의 도움과 협력으로 급속 성장을 할 수 있던 건 맞지만 염려할 필요는 없다"고 일축했다.
APTC는 SK하이닉스에 납품하면서 까다로운 공정 테스트를 무사히 마쳤다. 이로 인해 품질에 대한 안정화가 많이 이뤄졌으며 매출 다각화에 대한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이다. 또 거래처 다각화를 위해 중국 현지 법인 설립을 마쳤고 하반기부터 실적에 반영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오는 9월부터 대만에서도 영업을 개시해 현지 법인을 세울 계획이다.
그는 "지난해 상장 미승인이 난 뒤로 코스닥 시장에 재도전하게 됐다"며 "당시에는 매출의 연속성이 이어지지 않아 상장이 어려웠지만 이번에는 안정적이고 탄탄한 매출 성장성을 바탕으로 오는 23일 코스닥 시장에 입성하게 됐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APTC의 매출을 살펴보면 2015년 44억원, 2016년 379억원, 2017년 411억 등 지속적으로 매출이 증가했다. 올해 1분기만 203억원의 매출을 달성한 상태다.
앞서 APTC는 지난 7~8일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 결과 9000원에 공모가가 확정됐다. 애초 예상한 공모가 밴드는 1만1500~1만3000원이었다. 공모 주식수는 230만주에서 184만주로 줄이면서 공모 자금 규모는 265억원에서 166억원으로 감소했다. 회사 측은 조달된 금액으로 신공장을 증설할 예정이다. 기존 공장과 신공장을 합해 1조원가량 생산능력(CAPA)를 갖추겠다는 의지다.
최 사장은 "코스닥 상장은 10년 넘게 회사와 동고동락해준 투자자에게 보답하고 소통하는 의미로 추진하게 됐다"며 "경영 악화로 생긴 빚을 2016년 5월께 모두 청산해 현재는 무차입 경영을 하는 상태로 건전한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모자금 조달을 위해서 진행하는 상장이 아니라는 것을 시장 투자자가 알아줬으면 한다"며 "상장 후에도 좋은 제품과 매출처 다양화뿐 아니라 시장과의 소통도 열심히 하겠다"며 투명 경영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주주 친화정책도 놓치지 않겠다는 그는 배당 계획에도 적극적이었다. 내년부터 의미 있는 수준에서 배당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국 김제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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