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이날만 기다렸는데"…이산가족 상봉 취소된 장애인의 한숨
입력 2018-08-18 19:30  | 수정 2018-08-18 20:25
【 앵커멘트 】
오는 20일 이뤄지는 이산가족 상봉행사에 선정된 한 80대 시각장애인이 금강산에 가지 못할 처지가 됐습니다.
동행할 사람이 없다는 게 이유인데, 워낙 갑자기 진행된 행사라고는 해도 장애인을 위한 배려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윤길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포천에 사는 80대 김 모 할아버지는 이번 이산가족 상봉 대상자로 선정됐습니다.

68년 전 헤어진 형과 가족을 만난다는 기쁨도 잠시, 김 할아버지는 행사에 가지 못할 처지가 됐습니다.

시각장애인인 할아버지가 금강산에 가려면 동행할 가족이 있어야 하는데, 같이 갈 사람이 없었습니다.

▶ 인터뷰 : 김 모 씨 / 경기 포천시
- "적십자 연락을 받고 동행을 할 사람이 없어서 못 간다고 해서 너무나 섭섭하고, 울었습니다."

결국, 거동이 불편한 청각장애인 아내가 동행하기로 했는데, 참석자 명단은 이미 북측에 전달된 뒤였습니다.


할아버지는 눈물을 머금고 상봉 포기 각서를 쓸 수밖에 없었습니다.

적십자 측에선 김 할아버지처럼 장애가 있는 사람을 하나하나 챙기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 인터뷰(☎) : 대한적십자사 관계자
- "그런 것(장애) 때문에 같이 가긴 해요. 그런데 그분을 모시러 포천에 갔다가 다시 (집결지인) 속초로 왔다가 할 수 있는 인력이…."

이제는 대부분 80~90세 이상 어르신이 상봉 대상자.

어르신들을 위한 세심한 지원이 필요해 보입니다.

MBN뉴스 윤길환입니다.

영상취재 : 김정훈 기자
영상편집 : 김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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