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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의 단비…위기 속 KIA 선발진 숨통 틔운 돌아온 임기영
입력 2018-07-31 21:15 
1군에 복귀한 임기영(사진)이 팀에게 단비가 될 호투를 펼쳤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매경닷컴 MK스포츠(광주) 황석조 기자] 가뭄의 단비. 이 표현이 딱 알맞은 임기영(KIA)의 복귀전이었다.
임기영은 31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6⅓이닝 동안 3피안타 2볼넷 6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KIA는 임기영의 호투에 힘입어 4-1로 승리, 기나긴 연패에서 탈출했다. 반경기차 롯데의 추격도 어느 정도 잠재울 수 있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KIA의 상황은 비관적 그 자체였다. 특히 선발진이 암울했다. 헥터가 허리 부상으로 말소됐고 임창용과 한승혁은 위태롭게 버텨내는 수준을 넘지 못했다. 양현종이 고군분투하는 가운데 최근 불펜으로 전환한 팻딘이 다시 선발카드로 떠오르는 등 혼란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이처럼 가장 어려운 타이밍, 임기영이 복귀했다. 지난해 KIA 마운드를 끌어올린 임기영은 올 시즌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중이다. 어깨통증으로 시즌 시작이 늦었던 데다 합류 후에도 지난해와 같은 구위는 선보이지 못했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혼란도 겪었다. 결국 부진 끝 지난 21일 말소됐다. 구위를 회복하고 오라는 뜻이 강했다.
열흘이 지나 이날 1군에 재합류한 임기영. 경기 전 김기태 감독은 (기영이가) 한번 (로테이션을) 건너뛰었으니 좀 나아지지 않았겠나”며 조심스럽게 기대감을 드러냈다. 무엇보다 현재 KIA 마운드는 비상상황. 임기영의 부활투가 절실할 수밖에 없었다.
부담스러웠을 복귀전이지만 임기영은 침착했다. 1회초 선두타자 전준우에게 볼넷을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후속타자와 승부 때 투수 앞 땅볼을 깔끔하게 병살로 연결하며 위기를 모면했다. 이후 탄력 받은 임기영은 마치 지난해를 보는 듯한 구위를 뽐내기 시작했다. 롯데 타선은 임기영의 공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한 채 연신 땅볼과 뜬공만 쳐내는데 급급했다. 6회초 동점을 내줬지만 추가실점 없이 후속타선을 꽁꽁 묶어내기도 했다. 7회 1사를 잡은 뒤 임기영은 마운드를 넘겨줬다. 올 시즌 최다이닝 소화. 최고구속은 138km이 찍혔으며 커브와 슬라이더를 고루 섞어던졌다. KIA 팬들은 뜨거운 박수로 내려오는 임기영을 격려했다.
몇 차례 위기조차 잘 막아낸 임기영은 초중반 타선지원이 적었음에도 마운드를 잘 이끌어나갔다. 마치 국가대표로 참가한 지난 APBC 대만전을 연상시키듯 혼신의 역투를 펼쳤다. 당시 7이닝 무실점으로 대한민국을 결승으로 이끈 임기영. 이날도 유사한 느낌을 줬다. 선발투수 갈증이 심한 KIA로서는 가뭄의 단비와도 같은 임기영의 호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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