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사람 살린 개를 사람이 죽였다"…이탈리아 구조견 독살에 `시끌`
입력 2018-07-31 15:05 
예민한 후각과 청각으로 각종 참사에서 인명구조에 큰 역할하는 견공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이탈리아 강진 당시 수많은 생명을 구해 영웅이 된 구조견이 독살로 사망한 징후가 발견돼 논란이 일고 있다.
독일산 셰퍼드 카오스는 지난 2016년 8월 이탈리아 중부 아마트리체 산간에서 발생한 규모 6.2 강진 당시 잔해에 깔린 생존자를 찾아내 유명해졌다.
30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과 미국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은 카오스의 주인 파비아노 에토레가 지난 28일 라퀼라시에 있는 자택 정원에서 카오스의 시체를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에토레는 자신의 SNS를 통해 카오스가 독살당했다고 주장했다.
이탈리아에서 반려견 독살 사건은 이전부터 계속해서 제기돼 온 문제다. 이탈리아 연구진이 지난 2014년 수행한 연구에 의하면 로마 개 870마리 중 17% 이상이 유독성 물질을 먹고 숨졌다. 개 사망 원인 중 두번째다. 도시에선 이웃집 개에 대한 사회적 관용 수준이 미미하므로 고의로 독을 탄 미끼를 놓고 가는 범죄가 흔하다는 게 연구원의 의견이다.

동물권익운동가들은 "위험한 범죄자"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동물권익보호 단체 '아니말리스티 이탈리아니'의 대변인 리날도 시돌리는 "범인들은 구조요원들과 함께 네 발로 땅을 파 참사 생존자들을 찾은 영웅을 죽였다"면서 "카오스는 사람을 구했지만, 사람이 그를 독살했다"고 말했다.
또 "동물을 학대하거나 죽이는 이들을 더 강력하게 처벌할 수 있는 새로운 법을 만들도록 정치권을 압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치권에서도 범인에 대한 규탄이 이어졌다.
연정에 참여 중인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 소속 일라리아 폰타나도 "용납할 수 없는 사건이며, 동물을 존중하지 않는 사람들은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비판했다.
줄리아 그릴로 보건장관 역시 깊은 애도를 표하며 동물 독살 배후에 있는 범죄자들을 처벌하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디지털뉴스국 송승섭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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