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레이더M] 카카오뱅크 `2020년 IPO` 목표…관건은 실적
입력 2018-07-31 14:28 

[본 기사는 07월 27일(14:30)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국내 인터넷전문은행 1호 카카오뱅크가 이르면 2020년 기업공개(IPO)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업계에서는 적자인 실적을 흑자 전환하는 때에 따라 IPO 타이밍이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26일 열린 카카오뱅크의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이용우·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는 "2020년 상장을 목표로 내년부터 IPO를 준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은행으로서의 역할을 감당하기 위해 충분한 자본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윤호영 공동대표는 "1년간 두 번의 증자를 통해 1조3000억원의 자본을 확충했지만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IPO전까지 추가적인 유상증자 계획은 아직까지 없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카카오뱅크의 기업공개가 가시화 됐지만 여전히 IPO를 앞두고 해결해야할 이슈들이 산적한 상황이다. 특히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흑자 전환을 이루지 못하고서는 시장에서 원하는 밸류에이션을 받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 투자은행(IB)업계 의견이다.
지난해 말 기준 카카오뱅크는 매출 689억원, 영업손실 1042억원을 냈다. 일단 어느 정도 흑자전환에 성공해야 IPO 성공 여부가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뱅크 측은 자신 있다는 입장이다. 다양한 상품을 출시하기 시작하면 흑자전환도 멀지않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카카오뱅크 측이 발표한 전략은 '자체 중신용 대출과 제2금융권 연계 대출, 그리고 해외 송금이다.
내년 초 선보일 자체 중신용 대출은 SGI서울보증을 통한 보증이 아닌 카카오뱅크의 신용에 기반한 대출상품으로, 자체 신용평가시스템(CSS)을 활용해 고객에게 유리한 조건의 대출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당장 올 4분기부터는 카드사, 캐피털사, 저축은행 등과 연계해 직접 대출받을 때 보다는 금리를 낮추고 한도는 높여 고객을 끌어 모으는 제2금융권 연계대출을 선보인다.
이 같은 사업 모델을 내걸었지만, 업계에서는 향후 수익성을 얼마나 낼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한다는 보수적인 반응이다. 자체신용평가 시스템을 정착시키려면 정보기술과 데이터가 필요한데, 아직 인터넷전문은행이 충분한 데이터를 쌓을 시간이 부족했을 것이라 보고 있다. 또한, 해외송금 등은 큰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예측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은행들이 자본 대형화로 가는 추세이기 때문에 IPO는 필요한 선택이었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국내 인터넷전문은행 사례가 없기 때문에 다른 케이스를 잘 들여다봐야 한다"고 말했다.
은산분리가 완화된 일본도 다수 인터넷은행이 흑자전환 하는데 7~8년이 걸렸는데, 현 상황에서 출범 3년 안에 흑자전환 해 상장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최근 거래소 문턱이 낮아져 상장은 어렵지 않을 것 같지만, 결국은 시장과 회사가 바라보는 밸류에이션의 갭을 줄이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전통적으로 은행업은 주가수익비율(PER) 대신 주가순자산비율(PBR)로 밸류에이션을 책정한다. 신한지주나 우리은행 등 기존 증시에 상장된 은행들의 PBR은 대략 0.5~0.7배 정도다. 현재 카카오뱅크의 자기자본은 약 1조3000억원 수준인데, 이를 적용하면 시가총액은 대략 7000억원 수준으로 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뱅크 측은 "내년부터 IPO 작업을 본격화하는 것이지 2020년에 상장한다고 못 박은 것은 아니다"며 "그 시기는 유동적으로 바뀔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