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故 노회찬 의원 영결식 엄수…심상정 조사 "당신을 잃은 오늘, 아무것도 두렵지 않다"
입력 2018-07-27 12:52  | 수정 2018-08-03 13:05


고(故) 노회찬 정의당 의원의 영결식이 오늘(27일) 오전 국회 본청 앞에서 국회장으로 엄수됐습니다.

아침부터 내리쬔 불볕에도 영결식에는 동료 의원들과 각계 인사는 물론 일반 시민들까지 2천여 명이 모여 고인과 마지막 작별의식을 치렀습니다.

국회장 장의위원장인 문희상 국회의장은 영결사에서 "제가 왜 이 자리에 서 있는 것입니까. 어떻게 하다가 이 자리에서 노회찬 의원님을 떠나보내는 영결사를 읽고 있는 것입니까.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믿고 싶지 않습니다. 이루 말할 수 없는 깊은 슬픔입니다"라며 애통해 했습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조사에서 "대학생 노회찬은 노동해방을 위해 용접공이 되어 인천으로 향했고 이제는 이름조차 기억하기 힘든 진보정치 단체들을 두루 이끌며 청춘을 바쳤다"고 회고하고 "그리고 생의 마지막 순간 그가 만들고 키워온 정의당을 위해 그의 삶을 통째로 바쳤다"며 울먹였습니다.


이 대표는 "조문 기간 백발이 성성한 어른께서 저희 손을 잡고 '정의당 안에서 노회찬을 반드시 부활시키라'고 당부했다"며 "정의당은 약속드립니다. 노회찬의 정신은 정의당의 정신이 될 것"이라고 다짐했습니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도 오랜 동지였던 고인에 마지막 인사를 전했습니다.

심 의원은 "지금 제가 왜 대표님께 조사를 올려야 한단 말입니까. 저는 싫습니다. 꿈이었으면 좋겠습니다"라며 "칠흑 같은 고독 속에 수없는 번민의 밤을 지새웠을 당신을 생각하면 억장이 무너집니다"라며 결국 참던 울음을 터트렸습니다.

심 의원은 "존경하고 사랑하는 나의 동지여. 돌아보니 우리가 함께한 세월이 30년이 되었습니다"라며 "혼자서 감당할 수 없던 시간을 당신이 함께였기에 견딜 수 있었습니다"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당신이 목숨보다 아꼈던 진보정치를 위해 정의당은 더 강해지겠다", "아름답고 품격있는 정당으로 발돋움해 국민의 더 큰 사랑을 받겠다", "당신을 잃은 오늘, 아무것도 두렵지 않다"라며 내내 흐느꼈습니다.



이어 금속노동자 김호규 씨의 조사 낭독에 이어 고인의 생전 영상이 상영됐습니다.

영상물에는 고인이 직접 작곡한 '소연가'를 부르는 육성도 담겼습니다. 소연가는 서정주 시인의 수필에서 노랫말을 딴 후 고인이 곡을 붙인 작품입니다.

고인의 장조카인 노선덕 씨가 유족을 대표해 조사를 읽고 난 뒤 유족들은 고인을 추모하러 온 참석자들에게 인사를 건넸습니다.

이어 대법원장과 여야 대표, 동료 의원들 순으로 헌화와 분향이 진행되면서 영결식은 1시간 만인 오전 11시쯤 끝났습니다.

유가족과 동료 의원들은 마지막으로 고인의 사무실에 들러 노제를 지내기 위해 고인의 영정과 위패를 들고 국회 의원회관으로 향했습니다.

의원회관 510호실로 고인의 영정과 위패가 도착하자 이정미 대표와 추혜선·윤소하 의원 등 동료 의원들은 또 한 번 오열했습니다.

고인은 오후 1시 서울 서초구 원지동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된 뒤 장지인 경기도 남양주 마석 모란공원에 안치됩니다.

[MBN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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