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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의 5연속 위닝시리즈 이끈 독해진 힐만 감독
입력 2018-07-26 11:16 
25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2018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 경기가 열렸다. SK 힐만 감독이 교체 아웃된 한동민과 덕아웃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트레이 힐만 SK와이번스 감독이 독해졌다. 전반기에서 볼 수 없었던 과감한 투수교체와 작전으로 SK를 웃게 하고 있다.
SK는 25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2018 KBO리그 팀간 9차전에서 11-5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두산전 연승을 기록하며 54승1무39패로 단독 2위로 올라섰다. 선두 두산과의 격차도 8경기차로 좁혔고, 공동 2위였던 한화 이글스가 KIA타이거즈에 패하면서 1경기차로 단독 2위로 올라섰다. 또 5연속 위닝시리즈도 확정지었다.
7월 SK는 순항 중이다. 7월 17경기 가운데 11승 6패를 거두며 10개 구단 중 가장 승률이 좋다. 무엇보다 힐만 감독의 달라진 용병술이 눈에 띈다. 힐만 감독은 다양한 작전을 구사하기 보다는 선수들에게 맡기는 타입이었다. 투수도 웬만해서는 잘 교체하지 않고, 믿고 맡기는 스타일이다.
하지만 7월, 특히 후반기 들어서는 같은 사람이 맞나 할 정도로 확 달라졌다. 가장 큰 변화는 마운드 운영이다. 선발 투수를 일찍 내리는 퀵후크가 늘어났다. 전반기 막바지였던 지난 12일 잠실 LG전에 선발 등판한 박종훈을 3이닝(3실점) 만에 교체하면서 팀 승리를 이끌었고, 지난 17일 NC전서 문승원도 4이닝 만에 내렸다. 잘 던지다가도 볼넷을 남발하는 기미가 보이면 곧바로 투수를 바꾼다.
외국인 투수 앙헬 산체스도 마찬가지였다. 25일 두산전 선발로 나선 산체스는 잘 던지고 있었다. 하지만 8-1로 앞선 5회초 힐만 감독은 연속 안타로 2실점한 이후 박건우에 볼넷을 내주며 1사 만루 위기가 발생하자 채병용으로 투수 교체를 하는 강수를 뒀다. 채병용이 김재환을 헛스윙 삼진, 박세혁을 3루수 파울 플라이로 처리하며 승부수가 적중했다. 힐만 감독의 한 박자 빠른 투수교체는 이날 경기의 승부처였다. 경기 후 힐만 감독은 선발 산체스의 투구는 꾸준하지 못한 게 아쉬웠다. 오늘처럼 기온과 습도가 높을 때에는 그립을 조금 다르게 잡아야 하는데, 그 부분이 아쉬웠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홈런 군단인 SK가 요새 작전이 늘어난 것도 달라진 변화 중 하나다. SK는 7월 희생번트가 7개로 10개 구단 중 가장 많다. 대표적인 장면은 24일 두산전이었다. 0-0으로 맞선 4회말 무사 1,2루 상황에서 5번 타자 김동엽이 타석에 들어섰다. 김동엽은 타석에 들어가자마자 번트 자세를 취했다. 번트를 성공한 뒤 이재원의 적시타로 선취 득점을 뽑는데 성공했다. 클린업트리오에 배치된 타자가 번트를 대는 이례적인 장면이었다. 더구나 김동엽은 한 방을 때릴 수 있는 타자다. 힐만 감독은 이 장면에 대해 물론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며 린드블럼 같은 최상급 선발 투수를 상대로 어떻게든 점수를 뽑아야 할 상황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작전에 발맞춰 뛰는 야구도 활발하다. 25일 경기서는 2차례의 이중도루가 나왔다. 1회말 1사 2,3루 상황에서 이중도루를 성공시켰고, 2회말 2사 1,3루 상황에서 또다시 이중도루가 나왔다. 1루 주자 윤정우가 뛰자 3루 주자 김동엽이 홈을 쇄도해 득점을 올렸다.
SK관계자는 전반기와 후반기에 우리팀은 전혀 다른 감독이 존재하는 듯 하다. 감독님이 작정한 것 같다”며 혀를 내둘렀다. 힐만 감독의 변화는 KBO리그 첫 해였던 지난 시즌 결과에 대한 반작용 측면이 크다. SK는 지난해 7월 성적 8승 15패로 전반기를 2위로 마쳤다가, 후반기 6위까지 추락했다. 힐만 감독의 아시안게임 브레이크까지 어떤 용병술을 펼칠지 지켜볼 일이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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