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인터뷰] 오카다 나오키 대표 "올림푸스한국은 웰빙·힐링을 팝니다"
입력 2018-07-23 09:37 
[사진제공=올림푸스한국]

"올림푸스가 한국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이상 한국 사회 발전을 위해 투자하는 것은 기본입니다. 올림푸스한국은 설립 초기부터 광학·의료 기업이라는 정체성을 살려 의료·건강과 문화·예술에 기여하는 사회공헌 활동을 적극 펼치고 있죠"
오카다 나오키 올림푸스한국 대표의 말이다. 올림푸스는 1919년 현미경 생산업체로 출발한 광학·의료 기업으로 일본 도쿄에 본사를 두고 있다. 사업 분야는 의료기기, 카메라, 사이언스솔루션이다. 한국법인인 올림푸스한국은 지난 2000년 설립됐다. 오카다 나오키 대표가 지난 2015년부터 사령탑을 맡고 있다.
오카다 나오키 대표 말대로 올림푸스한국은 국내에서 사회공헌을 적극 실천하는 외국계 기업으로 손꼽힌다. 올림푸스 현지 법인 중 사회공헌 전문팀이 있는 곳은 일본 본사와 유럽법인, 한국법인 3곳뿐이다.
올림푸스한국은 현재 소아암과 싸우는 어린 환자들을 위한 사진예술교육 '아이엠 카메라', 취약계층 노인들의 장수사진을 촬영하는 '블루리본 프로젝트', 농어촌 독거노인과 장애인을 위한 의료봉사 활동,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이주민에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위(We, 胃) 투게더(Together) 찾아가는 이주민 진료' 등을 진행하고 있다.
메세나(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활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예술의전당과 업무협약을 맺고 문화예술을 매개로 사회공헌 활동을 발굴하고 있다. 서울문화재단,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메세나협회와 함께 지난 2015년부터 예술 창작활동 지원 프로그램 '엉뚱한 사진관'도 2015년부터 진행중이다.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면서 제 자신도 성숙해지는 것을 느낍니다. 아이엠 카메라 전시회에 가본 적이 있는데 화학치료로 머리카락이 더 빠진 아이들의 모습에 마음이 아팠죠. 하지만 가족들과 함께 올림푸스 카메라로 작품을 만들며 즐거워하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습니다. (한복을 입고 촬영한 자신의 장수사진을 가져와 보여주며) 메이크업을 하고 한복을 곱게 차려 입어 한층 표정이 밝아진 노인들이 장수사진을 찍으며 환하게 웃는 모습에 저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고 보람도 느낍니다"
올림푸스한국은 국내 의료기술 발전에도 톡톡히 한몫하고 있다. 인천 송도에 370억을 투자해 세운 의료 트레이닝 센터(KTEC)가 대표적이다.
설립 당시 국내 사업 규모(2017년4월~2018년 3월 회계연도 기준 매출액 2000억원)에 비해 무리한 투자를 한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업계에서 나왔다. 아울러 아시아지역에서 의료기기 판매가 증가추세인 중국이 아닌 한국에 의료 트레이닝 센터를 세운 것도 의외라는 반응도 있었다.
"KTEC 설립을 단기적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당연히 손해입니다. 그러나 올림푸스한국은 한국에서 진지하게 사업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장기적 관점에서 사업을 펼쳐야 합니다. 시장성도 우수합니다. 병원 규모는 한국이 일본이나 중국보다 큰데 대형 병원이 많으면 최첨단 의료 장비에 대한 투자도 많이 이뤄지기 때문이죠.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수요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새로운 의료기기를 향한 의사들의 열정도 뜨겁습니다. 이에 의료 트레이닝에 대한 요청이 잇따랐고 올림푸스한국도 보다 안전한 수술을 위해 트레이닝 센터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죠. 이에 직접 본사로 가서 KTEC 필요성을 적극 설득했습니다"
사실 올림푸스는 연구개발(R&D)에 적극적인 기업으로 알려졌다. 모노즈쿠리(혼신의 힘을 쏟아 최고의 제품을 만드는 장인정신)가 그 바탕에 있다. 올림푸스는 매출액의 10% 정도를 R&D에 투자한다.
R&D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업 분야는 의료다. 일반 소비자 상당수는 올림푸스를 카메라 기업으로 알고 있지만 전체 매출의 80%가 의료에서 나온다. 매출의 15%는 생물·산업 현미경, 산업용 내시경 등 사이언스솔루션사업에서 발생한다. 카메라 매출 비중은 5% 안팎이다.
카메라 매출 비중이 낮은데다 스마트폰 시대로 카메라 시장이 위축되면서 올림푸스가 카메라 사업을 접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오카다 나오키 대표는 이에 대해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올림푸스는 카메라 사업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이유는 두 가지죠. 하나는 광학·의료 기기의 핵심 기술이 카메라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카메라 기술을 다운사이징한 게 내시경이고 현미경이죠. 라이프 사이클은 카메라가 빠릅니다. 그만큼 관련 기술도 빠르게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카메라 기술이 올림푸스 전체 사업의 엔진에 해당합니다. 또 하나는 스마트폰 카메라에 만족하지 못하는 아마추어·프로 사진작가 등 스페셜리스트를 위한 카메라가 존재해야 한다는 믿음 때문입니다. 스페셜리스트들의 사랑을 받는 한 계속 그들의 니즈에 맞는 카메라를 만들어야 하는 책임이 올림푸스에 있습니다"
[사진제공=올림푸스한국]
화제를 기업문화로 돌렸다. 일본 기업은 흔히 보수적이고 수직적인 기업문화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올림푸스한국은 개방적이고 수평적인 기업문화를 지향한다.
오카다 나오키 대표가 부임한 뒤 일어난 변화다. 그는 수평적인 기업문화를 만들기 위해 '소통'을 화두로 삼았다.
"올림푸스한국 대표로 온 뒤 가장 먼저 수직적인 기업문화를 바꾸는 데 공을 들였습니다. 시니어 매니저는 물론 주니어 매니저와도 대화하고 설문조사와 워크숍을 통해 의견을 수렴한 뒤 경영비전, 핵심가치(Core Values), 사명선언(Mission Statement)을 정했습니다. 우선순위에 따라 17개 과제를 정하고 테스크포스팀도 만들어 직원들과 함께 해결했습니다. 사옥 이전도 17개 과제 중 하나였죠"
올림푸스한국은 지난해 서울 강남에서 서초 마제스타시티 타워원으로 터전을 옮겼다. 사무실에 들어가면 올림푸스의 수평적 기업문화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사무실에는 파티션 없는 넓은 책상에 모니터와 노트북 도킹 스테이션이 일정한 간격으로 놓여있다. 아침에 출근하면 원하는 좌석에 앉아 업무를 보면 된다. 개방적이고 수평적인 분위기다.
"강남 사옥에서는 12층 건물인 A동과 6층 건물인 B동에 250여명이 흩어져 근무했습니다. 한 층에 한 부서씩 나눠져 있었고 사장실은 A동 12층 꼭대기에 있었죠. 눈으로 봐도 수직적이죠. 실제로도 그랬습니다.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물리적인 구조였습니다. 개개인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오픈 커뮤니케이션'을 실천할 수 있는 곳으로 사옥을 옮겼고 사무실 내부도 '소통'에 초점을 맞춰 구성했습니다"
오카다 나오키 대표는 올림푸스한국을 '웰빙'과 '힐링'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만들고 싶어한다. 육체적·정신적 건강의 조화를 통해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웰빙,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힐링은 개인은 물론 사회도 건강하게 만들기에 글로벌 선도 광학·의료기업이 실천해야 할 '노블레스 오블리주'라고 믿어서다. 향후 계획도 여기에 초점을 맞췄다.
"올해부터 사회적 기업인 아름다운 가게와 함께 기증과 기부로 사회에 환원하는 새로운 사회공헌 활동에 들어갔습니다. 환경보호에도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내시경에 대한 인식개선 활동도 진행할 계획입니다. 내시경 검사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조기에 암을 발견하고 치료하는 데 내시경 검사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사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제 아내도 2년전 올림푸스 내시경 때문에 암을 발견하고 완치할 수 있었습니다. 사회 구성원인 개개인이 모두 건강하고 행복해야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도 좀 더 건강하고 행복해집니다"
[디지털뉴스국 최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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