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집에 불질러 '알코올중독' 아버지 살해한 아들, 2심도 중형
입력 2018-07-14 13:39  | 수정 2018-07-21 14:05

'알코올중독'인 아버지에 대한 불만으로 집에 불을 질러 아버지를 숨지게 한 20대 아들이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서울고법 형사13부(정형식 부장판사)는 존속살해 및 현주건조물방화치사 혐의로 기소된 김모(27)씨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15년을 선고했다고 오늘(14일) 밝혔습니다.

김씨는 작년 3월 관악구 집에서 술에 만취해 자는 아버지 몰래 거실과 안방에 경유를 뿌리고 불을 질러 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김씨는 1년가량 매일 혼자 술을 마시며 일도 나가지 않는 아버지가 취업준비를 하던 자신을 찾아 귀찮게 하는 일이 늘어나자 불만을 가졌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김씨는 "불만의 표시로 아버지에게 겁을 주기 위해 경유를 사 거실 등에 뿌리긴 했지만, 아버지가 담뱃불을 던지는 바람에 불이 나 사망한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1심은 김씨의 주장과 달리 여러 증거에 비춰 그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아버지가 사망 당시 혈중알코올농도 0.426%로 의식이 전혀 없는 상태였던 점, 경유는 담뱃불에 의해 발화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화재 감식 결과 등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하지만 김씨는 "아버지가 불을 낸 것"이라고 재차 주장하며 1심 판결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화재 발생에 제삼자나 다른 사고 등이 개입한 흔적이 보이지 않고, 피해자가 불을 냈다고 볼 수도 없다. 피고인이 불을 낸 후 두어 차례 집 안팎을 오가면서 불을 끄려거나 피해자를 구호하려는 시도를 전혀 하지 않은 채 쓰러져 있는 피해자 몸을 넘어 밖으로 나간 점을 보면 혐의를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형량이 너무 무겁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아버지를 대상으로 반사회적, 반인륜적인 범죄를 저지른 점, 범행 도구를 미리 준비해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점 등을 고려한 1심 양형 판단은 재량의 합리적인 한계를 벗어나지 않는다"며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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