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서울 도심에 대규모 행사·집회 예고…의견 대립 이슈에 충돌 가능성 제기돼
입력 2018-07-14 09:34 

주말인 14일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인원이 몰리는 행사와 집회가 예고돼 혼잡이 예상된다. 동성애, 난민 등 사회적으로 의견이 대립되는 이슈로 인파가 결집하면서 충돌 가능성도 염려된다.
이날 성소수자들의 연례 최대 행사인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열린다. 그러나 동성애를 반대하는 종교단체들도 대규모 맞불집회를 예고하고 있어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는 이날 오전 11시께 서울 시청 광장에서 제 19회 서울퀴어퍼레이드를 개최한다. 2000년 50여명의 참여로 시작한 이 행사는 매해 규모가 커지면서, 작년에는 비가 내렸음에도 5만명 이상(주최 측 추산)이 참여했다. 올해는 강수 예보가 없어 더 많은 인원이 참여할 것으로 주최 측은 보고 있다.
올해 행사에는 네덜란드에서 온 높이 3.5m에 달하는 대형 '레인보우 드레스'가 아시아 국가 최초로 전시된다. 동성애를 범죄로 간주하는 전세계 80개국의 국기로 만든 드레스다. 퍼레이드 사상 처음으로 모터바이크 부대인 '레인보우 라이더스'가 선두에 서고 50m 길이의 대형 무지개 깃발을 펼치는 이벤트도 진행된다.

반면 동성애를 반대하는 종교단체들의 집회도 도심 곳곳에서 열린다. 14일 오후 1시 서울광장 바로 앞 대한문 앞에서는 '동성애퀴어축제반대국민대회'가 개최된다. 개신교 단체인 홀리라이프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청계광장과 서울파이낸스센터 앞에서 탈(脫) 동성애 인권운동 행사를 벌인다.
경찰 측은 퀴어퍼레이드와 반동성애 단체 간 충돌을 우려해 현장에 경찰 병력 배치를 강화할 계획이다.
일각에선 퀴어축제 참가자의 노출이나 외설적 행위를 문제 삼기도 한다. 지난달 14일에는 이러한 이유로 행사 개최를 반대하는 국민 청원까지 등장했다. 청원자는 "동성애를 혐오하는 게 아니라 시민들의 공간인 광장에서 노출이 심한 옷차림이나 속옷 차림을 보는 게 불편하다"고 적었다. 해당 청원에 21만명 이상 동의하자 청와대는 13일 "서울광장 사용은 청와대가 허가하거나 금지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퀴어축제에 참가하는 한 남성 A씨(26)는 "평소 성적 정체성을 숨겨야 하는 사람들이 이날 하루만큼은 자신의 성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다양한 방법으로 표출하는 것"이라며 "이는 또 하나의 표현의 자유로서 보호 받아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같은날 오후 7시부터는 제주도 예멘 난민신청자 수용 반대를 주장하는 집회가 열린다.
네이버카페 '난민대책 국민행동'은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난민법 및 무사증제도 폐지 촉구 집회'를 연다. 주최 측은 집회에서 무사증 제도를 악용한 불법 입국과 난민 대량 수용에 따른 강력 범죄 발생 가능성을 들어 제주공항을 통해 대거 입국한 예민인 난민들을 추방하도록 요구할 계획이다. 특히 난민신청허가 폐지를 요구하는 국민청원에 참여 인원이 71만명을 돌파하면서 정부에 난민법 개정에 대한 입장을 조속하게 내놓을 것을 촉구할 방침이다. 주최 측은 "우리가 바라는 것은 대한민국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 평화와 인권"이라며 "난민들이 법과 제도를 악용할 소지가 높다"고 주장했다.
집회는 서울을 비롯해 광주, 전북, 제주 등 전국 각지에서 동시에 열린다. 주최 측은 "3차 집회에는 부산, 대구, 울산 등에서도 개최지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대의 기자 /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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