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내년 수능 EBS 연계율 50%로 낮아질 듯
입력 2018-07-13 18:10 

2022학년도 대학입시부터 수능의 교육방송(EBS) 연계율이 70%에서 50%로 낮아질 전망이다. 수능 문제의 70%가 EBS 교재·강의에서 출제되면서 학교수업이 문제풀이 위주로 왜곡되는 부작용을 완화하기 위해서다. EBS 교재 연계방식도 직접연계에서 간접연계로 바뀐다.
강기수 동아대 교수는 13일 한국방송통신대 서울지역대학 대강당에서 열린 제6차 대입정책포럼에서 이런 내용(국가교육회의 공론화 미포함 대입과제 검토)을 발제했다.
강 교수의 발제는 교육부가 지난달 초 발주한 정책연구 결과다. 사실상 교육부가 제시한 시안에 해당한다. 강 교수는 발제문을 통해 "수능-EBS 연계정책이 농어촌 등 사교육 취약지역에서도 수능 대비를 가능하게 한 장점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고교 현장에서는 EBS 교재로 문제풀이식 수업을 진행하는 등 문제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수능-EBS 연계정책은 사교육비를 경감한다는 취지로 2004년 도입됐으며 2015학년도 수능부터 적용됐다. 2011학년도 수능부터는 연계율 70%를 꾸준히 유지해 왔다. 덕분에 농어촌지역에선 따로 사교육을 받지 않아도 EBS 교재·강의로도 수능 대비가 가능했다.

하지만 교실에선 교과서 대신 EBS 교재로 수업을 진행하는 등 고교 교육과정이 왜곡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EBS 영어 지문의 해석본을 통째로 암기하는 부작용도 생겨나 2016학년도 수능부터는 영어만 간접연계로 출제방식을 바꿨다.
강 교수는 고교 교육과정의 왜곡을 지적하면서도 수능-EBS 연계정책의 완전 폐지에는 반대했다. 그는 "연계정책 폐지 시에는 EBS 교재 외 다른 문제집까지 공부해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이에 수능-EBS 연계율 자체를 50%로 낮추면서 연계방식은 전 과목을 모두 간접연계로 바꾸자는 제안을 내놨다. 직접연계는 EBS 교재의 지문을 그대로 가져다 출제하는 방식이다. 반면 간접연계는 EBS 교재와 비슷한 난도의 다른 지문을 출제하는 방식이다. 지금은 영어에서만 간접연계 방식을 취하고 있지만 국어 등 다른 과목에서도 이를 적용하자는 얘기다.
강 교수는 "EBS 연계율을 50%로 축소하고 수능 과목 특성에 맞춰 간접연계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교실 수업의 변화와 연계율 축소가 동시에 적용되면 점진적 고교교육 정상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방안은 국가교육회의가 지난 5월 31일 △대입선발 방법의 비율 △수능 평가방법 △수능 최저학력기준 활용 여부만 2022학년도 대입개편 공론화범위에 포함시킨 데 따른 것이다. 수능-EBS 연계율 개선이나 지필고사 축소 등은 교육부에 다시 공을 넘긴 바 있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지난달 초 정책연구를 발주했으며, 이번 강 교수의 발제가 그간의 연구 결과다.
강 교수는 교사추천서를 폐지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대학·학과별 특성에 따라 원하는 학생이 다름에도 교사추천서로는 학생 개개인의 특성을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교사추천서가 해당 학생의 장점만 나열, 특색이 없다는 지적도 있어왔다. 또 학생부에 기재하는 교사 의견만으로도 학생 특성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도 거론했다.
강 교수는 대학별 고사에 해당하는 적성고사(지필고사) 전형은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적성고사 전형은 학생부와 적성고사 점수를 반영, 합격자를 가리는 수시 전형이다. 대학이 자체적으로 출제하며 난이도는 수능의 70~80% 수준이며 현재 11개 대학이 운영 중이다.
교육부는 이날 대입포럼 등에서 제시된 의견을 수렴, 수능-EBS 연계율을 확정한다. 확정안은 오는 8월 교육부가 발표하는 2022학년도 대입개편안에 담길 예정이다.
[김효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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