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2분기 호실적에도 웃지 못하는 증권사, 문제는 `하반기`
입력 2018-07-13 16:14 

지난 1분기 10년 만에 최대실적을 달성한 증권업계가 오는 2분기에도 양호한 실적을 이어갈 전망이다. 실적 개선과 더불어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로 부터 안정적인 신용등급을 받는 등 업계 호황에도 증권사들의 걱정을 날로 늘어간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 등 글로벌 변동성이 확대로 국내 증시도 타격을 받으면서 하반기 실적이 곤두박질칠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13일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추정기관수 3곳 이상)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를 포함해 한국금융지주,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등 주요 증권사 5곳의 순이익은 590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0.5%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영업이익 또한 7888억원으로 같은기간 17.7% 성장했다.
일평균 거래대금이 증가하면서 증권사들의 주 수입원인 중개수수료 수익(브로커리지)이 늘어난 덕분이다. 지난 4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14조3000억원을, 5월에는 14조9916억원으로 15조원을 웃돌면서 증시 호황이 이어졌다.
특히 업계 초유의 '주식 배당사고'가 발생한 삼성증권은 올 2분기 순익 증가율 1위를 기록했다. 삼성증권의 2분기 순이익 추정치는 862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에 기록한 667억원 대비 29.2% 껑충 뛰었다. 같은 기간 NH투자증권(12.9%↑), 한국금융지주(12.1%↑), 키움증권(2.3%↑), 미래에셋대우(1.2%↑)와 비교하면 눈에 띄는 증가율이다. 배당 사고로 인한 손실에도 브로커리지(주식 위탁매매)와 WM부문에서 선방하면서 실적을 방어한 것으로 풀이된다.

호실적 예고에도 주요 증권사들의 시름은 깊어가고 있다. 미중 무역 갈등의 여진이 남아있는데다 미국은 물론 국내 금리인상 기조로 시장이 위축되면서 하반기 하락장 국면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실제 15조원에 육박했던 주식시장 거래대금은 6월 12조원으로 내려앉더니 이달에는 9조 원대로 쪼그라들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중 갈등과 금리인상의 압박으로 국내 증시가 흔들리면서 지난 6월 부터 주식시장 활기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면서 "해외 사업이나 IB(투자금융), 채권 등 각 증권사 별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증권사 주 수익원인 거래대금 영향력은 상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사의 수익 기반이 확대되고 있지만 주가는 여전히 시장 변수에 큰 영향을 받고 있다"며 " 2분기 거래대금과 주가연계증권(ELS) 조기상환이 당초 기대치에 미달한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3분기 실적은 이보다 더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디지털뉴스국 김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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