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법정 출석 안희정 부인 "김 씨 위험하다고 느껴…새벽 4시에 우리 방에 들어오려 해 "
입력 2018-07-13 16:13  | 수정 2018-07-13 16:18

자신의 수행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중인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부인 민주원씨가 법정에 출석해 상화원 사건에 대해 말문을 열었다.
민 씨는 13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 11부(부장판사 조병구) 심리로 열리는 안 전 지사의 위력에 의한 성폭행 및 추행 혐의 5차 공판에 증인으로 섰다.
이날 오후 2시에 법정에 선 민 씨는 법원에 증인 보호신청을 해 취재진에 노출되지 않고 별도 통로로 입장했다. 민 씨는 법정에서 김 씨에 대한 평가와 행적에 대해 입을 열였다. 민 씨는 "'김 씨가 위험한 분인 것 같으니 멀리하는 게 좋겠다'고 말을 전했다"고 밝혔다.
지난 공판들에서 나온 '상화원 사건'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말했다. '상화원 사건'은 지난해 8월 충남 보령 상화원 리조트에서 안 전 지사의 부부동반 모임을 가졌을 때, 김 씨가 새벽에 안 전 지사 부부의 침실에 들어왔다는 것이다.

지난 9일 열렸던 3회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안 전 지사 경선캠프 자원봉사자 구 모씨는 민 씨와 전화통화 내용을 진술하면서 "민 씨가 '김지은이 처음부터 이상했다. 새벽 4시에 우리 방에 들어오려고 한 적 있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11일 4차 공판에서도 안 전 지사의 비서실장을 맡았던 한 모씨가 민 씨에게 같은 취지의 말을 들었다고 진술했다.
민 씨는 "새벽에 김 씨가 침실에 온 것은 확실하다"며 "중국 대사 부부를 상화원에서 접대했고 우리부부가 2층에 있고 김 씨가 1층에서 숙박했다"며 "새벽 네 시쯤 잠에서 깨 발치에 김 씨가 서 있는 것을 봤다"고 증언했다.
안 전 지사와 김 씨 사이에 '위력의 존재와 행사'가 주요 쟁점으로 꼽히는 와중에 김 씨의 이런 행적은 재판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지만 불리한 정황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이다. 안 전 지사의 명령을 거부할 수 없었다는 김 씨 측의 주장과는 달리 안 전 지사와 격의 없이 지냈다는 증언들과 같은 맥락이기 때문이다.
민 씨의 증언에 앞서 이날 오전 9시 56분께 법정에 도착한 안 전 지사는 '부인이 증인신문을 받게 됐는데 심경이 어떤지', '상화원에서 김지은씨가 새벽에 침실로 들어온 것이 맞느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달리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한 뒤 공판장으로 향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민 씨를 포함한 안 전 지사측 증인 3명 출석했다. 법원은 오는 16일 비공개 공판을 진행한 후 23일 검찰이 구형하는 결심공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류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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