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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포커스] 엇갈리는 희비 속 진정한 ‘베테랑의 품격’이란
입력 2018-06-26 06:00 
지난 23일 박용택이 KBO리그 최다안타 신기록을 세우며 진정한 베테랑의 품격을 보여줬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지난 23일, LG 트윈스 박용택(39)이 KBO리그 역대 최다안타 새 역사를 세웠다. 꾸준함의 아이콘으로 꼽히는 박용택이 거둔 대기록에 LG 팬들은 물론 야구팬 전체가 환호했고 야구계 인사들은 뜨거운 격려로 현재 진행 형 레전드의 품격을 치켜세웠다. ‘베테랑의 품격이라는 말은 체육계에서 자주 쓰이는 표현인데 오늘날의 박용택을 상징한다고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2018시즌 시작을 앞두고 비시즌 기간 많은 구단들은 몸집 줄이기, 리빌딩과 같은 표현으로 팀 개편작업을 시작했다. 모든 팀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이 젊고 빠른 선수들을 더 중용하고 미래자원으로 키우고자하는 의지를 드러냈다. 노장 FA들은 갈 곳이 없어 선수생활에 위기가 처해지기 부지기수였고 연봉계약 등에 있어서도 적지 않은 갈등이 표면화 됐다. 드래프트 등 여러 방법이 진행됐고 이러한 명분 앞에 몇몇 베테랑들이 쓸쓸한 뒷모습을 보여줬다.
시즌이 절반을 지난 시점, 베테랑들의 현주소는 어떨까. 일단 전체적으로는 리빌딩 효과의 임팩트가 더 커 보이는 게 사실이다. 리그 선두권을 형성 중인 두산, 한화, LG와 같은 팀들은 길게 혹은 짧게 체질개선 작업을 펼쳤고 올 시즌, 그 일정한 성과를 얻고 있다. 특히 2위로 이번 시즌 돌풍의 핵이 된 한화는 서균, 박상원, 정은원, 지성준 등 신예들이 몇몇 베테랑들 이상의 활약으로 주전으로 자리매김하는 등 놀라운 모습을 보여줬다. LG 역시 꾸준히 지속된 리빌딩 작업이 결실을 맺는 분위기. 채은성, 양석환, 유강남 등이 공수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선보이고 있다. 베테랑이 모두 사라져 시즌 초반 구멍포지션이 됐던 2루수는 또 다른 젊은피 정주현이 자리를 꿰차며 고민을 사라지게 만들었다.
한화와 LG 뿐만 아니라 두산의 경우도 조수행, 곽빈, 이영하, 박치국 등 신예들이 어느새 팀 주축으로 자리잡았고 넥센은 김혜성, 삼성 최충연, 양창섭 kt 강백호 등 젊고 패기 가득 찬 자원들이 구단들 핵심으로 뿌리내렸다. 전체적으로 리그가 젊어지고 역동적이고 활력 있어 졌다는 평가가 제기되는 이유다.
그러나 박용택이 보여줬듯 베테랑 없이 팀이 돌아가기 힘들다는 것 또한 동시에 성적으로 증명됐다. 한화 송광민, 이성열, LG 헨리 소사, KIA 김주찬, kt 이진영, 삼성 박한이, 롯데 이대호, 송승준 노경은 등 구단별 주축 베테랑들은 올 시즌, 후배들에게 밀리지 않으며 자신의 역할을 서서히 보여줬다. 주전으로 후배들의 동기부여를 일으키기도 하며 대타로 나서 필요할 때 한 방을 날려주기도 했다. 마운드가 무너지면 소방수로 투입돼 불길을 진화했으며 벤치 분위기를 이끌며 팀원을 다독이거나 채찍질하는 임무도 있었다. 베테랑자원도 제몫을 해주며 있었기에 한화, LG의 호성적이 가능했고 KIA가 크게 떨어지지 않았으며 롯데와 삼성도 희망을 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올 시즌 한화의 성장세에는 젊은피를 이끌어준 베테랑들의 역할도 적지 않았다. 사진=김재현 기자
다만 쉽지 않은 베테랑자원들도 분명 존재한다. 한화의 경우 젊은피들이 급성장하며 정근우, 박정진, 권혁, 송창식 등은 그라운드에서 보기 쉽지 않거나 역할이 줄어들었다. LG의 경우 베테랑투수 류제국의 부상이 장기화되고 있으며 SK도 박정권, 김강민 등 노장들 출전횟수가 현저히 줄어들고 말았다.
이처럼 베테랑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들의 역할자체가 줄어들었다 볼 수는 없다. 리그는 장기레이스고 아직 본격적인 여름은 시작도 되지 않았다. 아시안게임, 우천취소 등의 변수 속 리그는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다.
그런 상황에서 베테랑의 역할은 더욱 빛날 기회를 찾고 있을 것이다. 물론 실력이 되지 않으면 기회도 없고 존재감도 옅어진다. 베테랑의 품격이란 이를 뛰어넘는 자원에게 주는 칭호가 될 것이다. hhssjj27@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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