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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멕시코] 매력 없는 한국축구의 퇴보, 이대론 위험하다
입력 2018-06-24 01:53  | 수정 2018-06-24 15:48
한국축구는 러시아에서 또 한 번 좌절했다. 사진(러시아 로스토프나도누)=옥영화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러시아 로스토프나도누) 이상철 기자] 사실상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그리고 고개 숙인 태극전사의 눈물. 2018년 6월의 러시아는 2014년 6월의 브라질과 같았다.
개인 기량이 뒤처졌다. 피지컬, 골 결정력, 위기 대처 능력, 조직력, 정신력 등 모든 면에서 부족했다. 하루아침에 이룰 수 없으나 하루하루를 소중히 여기며 조금만 더 가다듬으면 충분히 통할 수 있다.”
브라질월드컵 일정을 마친 후 한 태극전사의 이야기였다. 하지만 4년 후 한국축구는 여전히 세계축구와 거리가 멀었다. 그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24일 오전(한국시간) 멕시코를 상대로 분전했으나 반전은 없었다. 한국만의 특징은 찾기 어려웠다. 모든 면에서 뒤졌다. 체력과 활동량도 더 이상 장점이 아니다.
신태용호는 역대 월드컵 중 가장 기대가 적은 대표팀이라는 말까지 들었다.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이후 대표팀을 향한 기대치는 확 낮아졌다. 감독 교체 강수도 여론을 바꿔놓지 못했다.
3전 전패를 할 것이라는 축구팬의 생각이 맞아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1990년 이탈리아 대회 이후 28년 만에 전패 위기에 몰렸다. 손흥민의 원더골이 터지지 않았다면, 1954년 스위스 대회 이후 64년 만에 무득점에 그칠 지도 몰랐다.
세계축구와 교류가 적었던 까마득한 옛 시절과 비교해야 할 정도로 한국축구는 암흑이다. 부상 도미노라는 불행의 씨앗도 있었다.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준비가 부족했다. 상대를 압도할 요소가 하나도 없었다.

이영표 KBS 해설위원은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위원은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의 성공과 2014년 브라질 대회의 실패를 경험했다. 그런데 두 대회를 통해 아무 것도 배운 게 없다. 월드컵에서 우리가 잘하려면 더 뛰는 것밖에 없다. 소집 후 짧은 휴식을 취하고 체력훈련을 해야 했다. (오스트리아에서 진행했다고 하는데)타이밍을 놓쳤다. 월드컵은 미리 준비하는 것이다”라고 꼬집었다.
신태용호는 단기적인 해결책을 구하지 못했다. 그리고 한국축구는 이번 러시아월드컵에서 가장 매력이 없는 팀이 됐다.
두 경기 만에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된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모로코, 페루, 코스타리카와 비교해도 전 세계 축구팬의 눈을 사로잡지 못했다. 그렇다고 최악의 경기력을 펼치고 있는 아르헨티나 같이 리오넬 메시라는 슈퍼스타를 보유한 것도 아니다.
‘FC 코리아라는 표현이 있다. 국가대표 축구에 한해 열광하는 한국축구의 현주소다. 월드컵만 쫓는다. 대한축구협회도 그에 반응한다. 장기적인 그림이 없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은 대회 개막 전 4년 전보다 더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한국축구는 퇴보하고 있다. 그 인상은 4년 전보다 더욱 짙어졌다. 일본, 이란,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등 다른 아시아국가와 비교해도 ‘자기만의 축구를 펼치지 못하고 있다.
특정 개인에게 모든 책임을 물을 수 없다. 신태용 감독을 비롯한 선수들이 짊어져야 할 책임감이 있다. 그렇지만 근본적인 문제가 그들 때문만은 아니다.
이 위원은 체력은 단기적인 해법이다. 본질적인 해법은 기술의 튼튼함과 전술의 우수함이다. 나아가 유스 정책부터 바로 세워야 한다. 4년 전에도 다들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바뀌겠다고 했다. 그런데 4년이 지난 지금 무엇이 변했는가. 이 이야기도 맨날 반복되는 거 아닌가. 좋은 제도 아래 좋은 프로그램, 좋은 지도자, 좋은 선수가 나온다. 몰라서 못하는 게 아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조별리그 탈락 후)일주일만 지나면 또 잠잠해질 것이다. 그렇게 한국축구의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4년 뒤 월드컵에서도 또 스트레스를 유발할 것이다”라며 혁명적인 변화가 촉구된다고 강조했다.
문제점을 알고도 행동하지 않았다. 더 늦기 전에 실천이 필요한 때다. 단기적으로 효과를 바라보기 어렵지만 장기적인 안목으로 한국축구의 토대를 다져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10년이 걸릴 일이 100년이 지나도록 해내기 어려워진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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