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김주하의 6월 20일 뉴스초점-막는 게 다가 아니다
입력 2018-06-20 20:09  | 수정 2018-06-20 20:50
'난민의 밀입국을 막아라'
2015년, 유럽은 중동과 아프리카의 군사적 위기로 난민 유입이 급증하자 특단의 조치를 내렸습니다. 이른바 '소피아' 작전, 인신매매를 당해 팔려오는 사람을 막고, 배를 타고 오다가 난파돼 수천 명이 목숨을 잃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였죠.

3년이 지난 지금, 이건 더 이상 남의 나라 얘기가 아닙니다. 제주도로 들어와 난민 신청을 한 이들이 올해만 900명을 넘었거든요. 이들 중 오랜 내전으로 자국을 탈출한 예멘인이 전체의 절반을 넘습니다. 제주도는 비자 없이 입국해 30일간 머물 수 있는 무사증 지역이거든요.

관광객을 유치하려는 제도가 난민의 창구가 되자 이를 막아야 한다는 국민 청원이, 일주일 만에 20만 명을 넘었습니다. 급기야 이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글까지 SNS에 숱하게 올라오고 있습니다. 결국 법무부는 이달부터 제주도 무비자 입국 대상에서 예멘을 제외했죠.

하지만 이거 갖곤 문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우린 아직 난민을 받아들일 준비가 전혀 안 됐거든요. 제주도에 있는 출입국 외국인청 담당자만 해도 달랑 한 명. 고작 한 명이 이 많은 난민을 심사한다는 것부터가 말이 안 되죠.

그렇다고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도 없습니다. 우리나라는 난민을 심사하고 통과되면 이들에게 내국인과 동일하게 노동이나 종교의 자유를 보장해줘야 하는, 난민지위협약에 가입해 있으니까요.

최근 유럽연합은 난민의 출발지인 북아프리카에 난민심사센터를 설립하기로 했습니다. 단순히 돈을 벌러 넘어오려는 건지, 진정한 난민인지를 먼저 파악하겠다는 건데…. 우리도 이제 선입견만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아니다 이런 단순한 논리보단 이들을 우리가 어떻게 걸러낼지, 또 어떻게 끌어안아야 할지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요. 우리 국민이 불안한 일자리와 범죄 노출에 대한 두려움을 갖지 않도록 말입니다.


오늘은 '세계 난민의 날'입니다.
마침 문재인 대통령이 제주도의 예멘인 등 난민 수용과 관련해 현황 파악을 지시했다죠. 우리의 국가 위상에 걸맞은 조치가 마련되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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