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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현정의 직구리뷰]‘마녀’, 신선한 잔상 남기는 진짜 걸크러쉬 영화
입력 2018-06-20 08:00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충무로에서 보기 드문 걸크러쉬의 향연이다. 스타일리시고도 군더더기 없는 연출, 여주인공의 활용이 신선하고 관점도 새롭다. 해외에서 먼저 알아본 독창적인 미스터리 액션, 바로 영화 ‘마녀(감독 박훈정)다.
수많은 이들이 한꺼번에 죽음을 맞은 끔직한 사고, 바로 그날 시설을 탈출한 뒤 모든 기억을 잃은 채 평범한 고등학생으로 살아온 자윤(김다미). 어느 날 그녀의 앞에 의문의 인물들이 나타나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데뷔작 ‘혈투(2010) 이후 ‘부당거래 ‘악마를 보았다 ‘신세계 ‘대호 ‘브이아이피(VIP) 등 거친 남성 영화를 만들어 온 박훈정 감독의 유일한 여성 타이틀롤 작품.
나이도, 이름도 모르는 자신을 거두고 키워준 노부부의 보살핌으로 씩씩하고 밝은 여고생으로 자라난 자윤은 어려운 집안사성을 돕기 위해 상금이 걸린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되는데, 그 직후부터 수상한 인물들이 주변을 맴돈다. 그리고 사고의 날 이후 그녀를 찾던 ‘닥터 백(조민수)과 ‘미스터 최(박희순)까지 그녀를 옥죄어 온다.
팔색조 배우들 사이에서도 가장 빛나는 건 단연 신예 김다미. 무려 1,500대 1의 치열한 경쟁률을 뚫은 그녀는 평범한 고등학생부터 충격적인 과거로 인한 혼란, 소중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 깨어난 본능 등 자윤의 복합적 면모를 밀도 있게 표현해낸다.
의문의 남자 ‘귀공자 역을 맡아 강렬한 변신을 꿰한 최우식 역시 그동안의 순수하고 맑은 이미지를 벗고 날카롭고 폭발적인 연기로 작품의 긴장감을 끌어올린다. 샛별 배우들의 신선하고도 파격적인 케미, 독창적인 내러티브와 캐릭터 구성, 뒤로 갈수록 몰입도를 더하는 짜릿한 전개까지. 자윤의 비밀이 드러날수록 미스터리적 쾌감은 상승한다. 액션 SF와 적절한 미스터리, 새로운 소재와 이색적인 액션으로 파워풀한 시너지를 완성시킨다.
다만 애초에 시리즈물을 염두해 기획한 탓인지 인물을 비롯한 초반부 전개가 늘어지고, 사건의 실체를 인물의 구두로 늘어지게 설명해 다소 지루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 김다미 최우식 고민시 등 기대 이상의 존재감을 보여준 젊은 배우들에 비해 조민수 박희순의 활용이 진부해 강렬한 비주얼에 쏠린 기대감을 캐릭터 적으로나 연기적으로 충분히 만족시키지 못한다. 관람 등급에 비해 폭력성과 잔혹함의 수위도 꽤 높다.
속편을 궁금케 하는,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긴 결말은 흥미롭고도 신선한 덤이다. 오는 6월 27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25분.
kiki202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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