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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환-박해민, 태극마크가 병역면제 도구만 되어서는 안 된다
입력 2018-06-11 17:33 
오지환(오른쪽)과 박해민이 오는 8월 열리는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에 포함됐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논란 속 오지환(29·LG)과 박해민(29·삼성)이 아시안게임 대표팀 명단에 포함됐다. 불가능한 선택지까지는 아니다. 다만 이를 바라보는 미묘한 시선도 분명 존재한다. 그렇다면 앞으로 이들에게 필요한 자세는 무엇일까.
선동열 야구국가대표팀 감독은 11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종목 대표팀 24명을 발표했다. 명단에는 양현종(KIA), 김현수(LG) 등 대표주자들이 포함된 가운데 뜨거운 감자 오지환과 박해민도 예상 밖 최종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오지환과 박해민의 대표팀 합류는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일단 대표팀 발탁 기준으로 두 선수 모두 다소 어중간하고 활용도에서 제약이 있는 선수들인 게 사실이다. 오지환은 수비 활용폭이 적고 박해민은 대주자 역할을 뛰어넘기가 어렵다. 두 선수 모두 압도적인 성적이 아닌데다 국제대회 경험도 적다. 오지환의 경우 성적을 떠나 플레이 스타일에서 일어나는 논란도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편이다.
그럼에도 발탁이 됐다는 점은 대표팀이 이들에게서 간절함과 절실함을 봤다는 증거다. 아무래도 군 입대 여부가 걸려있기에 두 선수의 동기부여는 다른 어떤 선수보다 강하고 두텁다. 과거 몇몇 사례가 있듯이 이들이 본인 실력 이상의 성적을 기록한다면 이는 대표팀 금메달 행보에 좋게 작용될 수도 있다. 물론 올 시즌 실력 면에서 부족함은 있으나 못 뽑힐 정도도 분명 아니다.
하지만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게 있다. 바로 대표팀 발탁이 두 선수에게 병역면제의 도구만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두 선수가 노골적으로 병역면제를 위해 태극마크를 달고자 하는 의도가 아닐 지라도 누구나 의심의 눈초리를 보낼 수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물론 선택은 본인자유나 확실한 성적을 남기지 못한데서 오는 합리적 비판이기도 하다. 팬들 또한 모두가 호의적으로만 바라보지는 않는 게 현실이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병역이행은 예민한 주제다. 이들이 정당하게 발탁돼 최선을 다하고 국가를 위해 공헌한다면 부정적으로 바라볼 필요는 없다. 그렇기에 무엇보다 두 선수가 군 면제를 위해 바짝 고삐를 당긴다는 인식이 생겨서는 안 된다.
결국 오지환과 박해민이 이와 같은 의심과 꼬리표를 떼기 위해서는 단순 이번 한 번이 아닌 향후에도 국가대표에 어울리는 성적 및 스타로서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 아시안게임 이후 성적이 급락하거나 혹은 내년 시즌 이후 침체에 빠진다면 누가 봐도 한 시즌을 위한 열정으로 밖에 비춰지지 않게 된다. 당장 아시안게임을 넘어 내년 프리미어12,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 흐름을 이어가야 한다. 성적을 스스로 제어하는 게 힘들다지만 플레이만 살펴봐도 올해와 같은 절실함을 팬들이 느끼기란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성적 뿐 아니라 국가대표로서 책임 있는 자세 또한 선보여야 한다. 팬서비스, 여러 창구로 펼치는 소통, 프로로서 본받을 만한 행동 등 스스로의 가치를 높여야한다. 혹여 우려되는 사생활 문제 등은 당연히 있어서는 안 된다.
오지환과 박해민 모두 올 시즌, 필요 이상 구단의 배려를 받은 게 사실이다. 워낙 민감한 주제인데다가 발탁여부에 영향을 줄 수 있었고 또 선수 본인에게도 상처와 부담이 되는 요소가 있어 참고 된 측면이 있다. 그러나 결정이 났고 이제는 그 역할을 다하는 것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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