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미국 대사관 승용차 돌진 공무원 "과대망상…증상 심해져"
입력 2018-06-08 13:28 

승용차를 몰고 주한미국대사관으로 돌진한 여성가족부 공무원이 과대망상증을 앓고 있다며, 최근 증세가 심해졌다고 진술했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지난 7일 오후 7시 22분께 서울 종로구 미국대사관 정문을 들이받은 사고를 낸 여가부 서기관 윤모(47)씨가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며 이같이 말했다고 8일 밝혔다.
윤씨는 "당시 제정신이 아니었고 귀신에 씌었다"며 "미국대사관 정문을 들이받고 망명 신청을 할 수 있다면 미국에 갈 수 있겠다는 망상이 생겼다"고 진술했다.
윤씨는 과거 두 차례 과대망상증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해 8월 여가부가 미국으로 보내주는 연수 대상자로 선정된 후 영어공부를 다시 시작하자 증상이 심해졌다고 덧붙였다.

경찰에 따르면 그는 "지난 2일 토플 시험을 보다가 두통으로 포기하고 나온 뒤로 사흘 연속 거의 잠을 자지 못했다"고 말했다. 윤씨는 체포 직후 경찰에 "북한과 얽힌 사연이 있어서 미국으로 망명을 떠나고 싶어 대사관을 들이받았다"고 말했으나, 경찰 측은 "북한과의 사연, 망명 신청 등은 논리적 연관성이 없는 이야기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윤씨가 몰던 승용차는 사고 당시 조수석에 타고 있던 여가부 산하기관 간부 노모(여)씨의 소유다. 노씨는 여가부에 법률자문을 해주는 일 하는데 업무 협의차 윤씨와 알고 지낸 것으로 전해졌다.
애초 노씨가 차를 운전했으나 미국대사관과 KT빌딩 사이 비자 신청소 인근에서 두 사람은 운전대를 바꿔잡았다. 노씨는 윤씨가 운전을 하겠다고 우겨 특별한 생각 없이 운전대를 넘긴 것이라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윤씨를 특수재물손괴 혐의로 입건하고 범행 경위를 조사 중이며, 이날 중으로 신병처리 방향을 결정할 계획이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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