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중간배당 투자로 여름보너스 챙겨볼까
입력 2018-06-06 17:22  | 수정 2018-06-06 20:17
"배당금으로 여름 휴가비 챙기세요."
증권가엔 '찬 바람 불면 배당을 생각하라'는 격언이 있다. 그러나 이는 사실상 옛말이 된 지 오래다. 기업들의 주주환원책이 강화되면서 연말배당이 아닌 중간배당에 나서는 상장사가 꽤 많아졌기 때문이다.
중간배당금은 휴가 성수기인 8월에 입금돼 '여름 보너스'로 불린다. 중간배당을 받기 위해선 오는 27일 장 마감 기준으로 해당 주식을 보유해야 한다. 이 때문인지 6월 들어 중간배당 유망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중간배당주 대부분이 안정적 수익을 내는 알짜 회사란 점에 주목한다. 기본적으로 실적이 우수한 데다 배당 시즌에 맞춰 수급까지 뒷받침되면 배당 수익과 함께 주가 상승에 따른 시세차익을 거둘 확률이 크다는 설명이다.
6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인 레드캡투어는 2007년 상장 이래 처음으로 중간배당을 하기로 했다. 배당 금액과 일정 등은 추후 이사회를 열어 결정한다. 이 회사는 2012년부터 연말마다 순이익의 30% 이상을 배당해 왔다. 코스피에서도 두산그룹 지주사인 두산이 올해부터 중간배당을 실시하겠다고 공시했다.
코스피200지수에 포함된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삼성전자, SK텔레콤, 에쓰오일을 비롯한 16개 종목이 중간배당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각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는 상반기 예상 실적과 과거 배당금을 기준으로 올해 예상 배당금을 추정하고 있다. 이를 5일 주가로 나누어 구한 예상 현금 배당 수익률은 평균 0.79%로 나타났다. 에쓰오일이 1.55%로 가장 높았고 이어서 쌍용양회(1.40%) 대교(1.32%) 두산(1.21%)이 1%가 넘는 배당 수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이들 종목이 이달 들어 보인 주가 상승률은 배당 수익률보다 몇 배나 높았다. 이달 1~5일 16개 종목은 평균 2.54% 상승했다. 남북경제협력 수혜주로 분류돼 급등했던 시멘트업체 쌍용양회만 4.89% 하락했고 나머지 종목은 올랐거나 보합을 기록했다. 자동차 공조 부품업체 한온시스템은 이달 들어 7.92% 상승했으며 하나금융지주도 7.09% 올랐다. 우리은행(4.90%) GKL(4.38%) 포스코(3.83%) KCC(3.05%)도 이달 주가가 오름세를 보였다.
배당주에 투자하면 배당 수익률은 기본이며, 배당주에 몰리는 수급을 노려 시세차익을 노리는 것이 가능하다고 평가받는 이유다. 보통 배당주는 배당 기준일 전달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2~3주 전 수급이 몰리는 경향이 있다.
특히 정유업종, 금융주, 정부나 사모펀드 보유 기업은 전통적 배당주로 분류돼 외국인과 기관도 배당을 앞두고 매수하는 경향이 있다. 한 투자금융업계 관계자는 "남북경협주, 바이오주를 제외한 이렇다 할 투자처가 눈에 띄지 않는 상황에서 중간배당주도 주도주 역할을 할 수 있다"면서 "배당받기를 기다리는 것도 좋지만 미리 배당주를 사놓고 어느 정도 주가가 오르면 매도하는 것도 많이 쓰는 전략"이라고 조언했다.
중소형주 중에서도 중간배당에 적극적인 종목들이 있다. 코스닥150지수 편입 종목 중에서는 대화제약, 메디톡스, 케어젠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중간배당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천일고속은 최대주주 등 지분 비율이 85.74%에 달한다. 실적 악화에도 높은 배당에 나서 '폭탄배당주'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이 밖에 청담러닝, 삼화왕관, KPX케미칼, KPX홀딩스, 까뮤이앤씨, 네오티스, 리드코프, 보광산업, 서호전기, 와이솔, 인탑스, 지에스이, 진양산업, 진양홀딩스가 최근 2년 연속 중간배당을 한 바 있다. 따라서 올해도 중간배당을 실시할 가능성이 높지만 실적에 따라 배당 정책이 바뀔 가능성이 있는 만큼 투자에 앞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직접 투자가 내키지 않는다면 상장지수펀드(ETF)나 배당주 펀드도 대안이다. 국내 상장사들에서 주주가치 제고 움직임이 확산되면서 연중 내내 매수세가 유입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우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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