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미북정상회담 무산` 가능성 언급한 북한, 트럼프 뜻밖에 침묵…왜?
입력 2018-05-17 07:41 
[사진출처 : AP]


북한이 미북정상회담 무산 가능성까지 내비치며 강하게 반발한것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말을 아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동부시간으로 16일 오후 5시 현재 이날 들어 모두 9건의 트윗 글을 올렸지만 정작 북한과 관련한 메시지는 없었다.
북한이 남북고위급 회담의 전격 중지를 발표한 데 이어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의 성명을 통해 "일방적 핵 포기만 강요하는 대화에는 흥미가 없다"며 미북정상회담 재고려 카드까지 던진 상황을 고려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침묵'은 이례적이다.
그는 이날 백악관에서 샤프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 정상회담한 자리에서도 취재진으로부터 미북정상회담에 대한 질문세례를 받았지만 평소와 달리 '신중 모드'였다.

그는 그러나 '여전히 한반도 비핵화 주장을 고수하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며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조심스러운 대응은 그만큼 고민이 깊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어떤 내용과 수위로 대응하느냐에 따라 향후 미북정상회담의 성사 여부와 협상 방향에 커다란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반발하고 있는 일괄타결식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 원칙을 고수하자니 자칫 판이 깨질 우려가 있다. 그렇다고 원칙을 양보하는 것은 지금까지 견지해온 소신과 정책적 목표와 맞지 않는 데다 초장부터 북한과의 의제 주도권 싸움에서 밀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CNN방송은 16일(현지시간) "북한의 변화구는 백악관이 대응의 딜레마에 처하게 했다"고 보도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미북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이 여전히 희망적이라는 원론적 입장을 밝히며 "'볼턴 모델'이 아닌 '트럼프 모델'로 간다"며 진화에 나섰다.
다만 그는 "동시에 우리는 힘든 협상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준비해왔다"며 "만약 회담이 열린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준비됐으며, 만약 열리지 않는다면 우리는 현재 진행 중인 최대 압박 전략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포스트(WP)도 "트럼프 행정부는 일단 6·12 미북정상회담 준비를 계속해나간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럼에도 정상회담을 준비 중인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북한의 반발이라는 변수의 부상으로 셈법이 복잡해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
북한이 강한 불만을 제기했긴 했지만, 미국이 그동안 강조해온 CVID 기준을 쉽사리 낮추기는 힘들어 보인다. 하지만 북한 측이 '선 핵 폐기-후 보상'의 리비아 해법을 콕 찍어 반발하면서 이 해법을 주창해온 '슈퍼 매파'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목한 것은 회담을 앞두고 부담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트럼프 행정부 내 강온 노선 간 균열을 시도하려는 북한의 노림수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과 그 참모들은 일단 북한의 정확한 의도 파악에 집중하면서 협상 전략을 가다듬을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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