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비원도 가족` 서울 사당동 아파트 주민의 아름다운 호소
입력 2018-05-05 11:21 
사당 극동아파트.[사진 제공 = 전종헌 기자]

서울 사당동 한 아파트에서 최저임금에 따른 비용절감을 위한 무인 경비 시스템, '자동문' 때문에 일자리를 뺏기는 경비원을 걱정하는 '아름다운 호소'가 공감을 사고 있다.
1550세대 주민 투표를 통해 결정된 자동문 설치 건에 대해 한 주민이 "세대 관리비를 지금처럼 유지하면서 함께 살아보는 것은 어떨까요"라고 제안을 한 것.
이곳은 사당 극동아파트로 14억원을 들여 자동문과 CCTV를 설치하는 작업을 앞두고 있다. 현재 경비원 26명의 삶의 터전이 되고 있지만 자동문이 설치되면 16명은 짐을 싸야 하는 상황이다.
해당 주민은 "군 제대 후 이곳에 산지 20년이 넘었네요. 경비원 한 분은 중학생인 제 큰아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일하고 계셨습니다. 그 분들의 노고가, 일자리가 자동문/CCTV로 사라져야 할 만큼 우리 주민에게 돌아오는 이익이 클까요"라며 자동문 설치에 따른 경비원 해고를 우려했다.

그는 "이 글을 게재하는 것은 누구를 비난 하고자 함이 아닙니다. 해고 위기에 처한 경비 아저씨들에 대한 걱정입니다"라며 주민들에게 함께 더불어 사는 단지를 만들자고 호소했다.
어렵게 지켜오던 일자리마저 최저임금과 자동문 때문에 뺏기는 안타까운 현실에 다른 주민들도 상생을 모색하자며 해당 주민의 의견에 공감을 나타내고 있다.
주민 최모(39) 씨는 "주민과 경비원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논의를 통해 입주민들의 의견이 적극 반영됐으면 좋겠다"며 "경비원도 가족"이라고 말했다.
경비원은 아파트 출입통제는 물론 쾌적한 단지 조성을 위해 청소나 택배, 분리수거 등 허드렛일도 감수한다. 화재가 나면 주민 대피도 맡아 한다. 심지어 일부 아파트 경비원은 주차 대행까지 한다.
하지만 이들의 처우는 열악하다. 한여름 에어컨 없는 초소에서 더위와 씨름하고 주민에게 폭행을 당해도 참고 넘긴다. 그나마 최저임금이 도입됐지만 경비원 해고라는 고용불안을 맞고 있다.
[디지털뉴스국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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