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조현아·현민 자매 9년간 밀수"…대한항공 직원 `녹취록` 폭로
입력 2018-05-03 17:25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왼쪽)과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두 딸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회사의 해외지점을 통해 밀수를 해왔다는 직원들의 폭로가 녹취록을 통해 공개됐다.
특히 총수 일가에 대한 사회적인 여론이 악화되자 회사 측이 밀수입 관련 증거인멸을 시도했단 정황이 담겨 파장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은 제보자 신원을 알 수 없으며 회사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은폐 지시를 내린 적도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3일 공개된 녹취록 2개에는 두 사람의 대화 내용이 담겼다. 이들의 대화에 따르면 조 전 부사장과 조 전 전무는 지난 9년여 동안 해외 온라인 쇼핑몰 등을 이용해 해외에서 물건 구입 시 대한항공 해외지점에서 이를 받아 항공 화물로 부치는 방식으로 국내에 반입해왔다.

제보자들은 일주일에 평균 2~3번, 큰 이민가방과 작은 가방 2개 정도를 받아 한국행 여객기에 부쳤으며, 물건은 스포츠용품과 과자, 귀중품과 생활용품 등 대부분 개인적인 물품으로 평균 4~5개 박스, 많을 때는 이민가방 3개 분량이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4년 조 전 부사장의 '땅콩 회항' 사건 전에는 DDA(조현아 코드명)로 수신인이 돼 있었지만, 이후에는 본사에서 근무하는 모 과장으로 바꼈다고도 주장했다.
최근에는 외국 세관에서 문제를 제기하면서 물건을 박스에 담지 않고 여행가방에 넣어 전달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또 녹취록에 따르면 총수 일가의 밀수 의혹이 제기되자 회사 측은 해당 일을 하던 담당자들에게 관련 이메일을 삭제할 것을 지시했다.
녹음 파일 외에도 밀수입에 사용될 빈 가방을 보낸 날짜가 적힌 사진파일도 공개됐다. 이 제보는 경찰청에도 전달돼 대한항공 총수 일가의 밀수 혐의 수사 자료로 쓰일 예정이다. 앞서 이들이 해외 물품을 반입하면서 대한항공을 '개인 택배'처럼 이용한단 의혹이 있었지만 구체적인 증언 및 자료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보한 직원은 최근 퇴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은 "제보자가 신원이라고 밝힌 뉴욕 시내 지점 및 공항 지점에서 오랜 기간 일한 직원 중 최근 퇴사한 직원은 없다. 제보자가 진짜 당사의 뉴욕 지점의 직원이었는지 알 수 없으며 그 주장의 진실성 또한 의심할 수 밖에 없다"면서 "회사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은폐 지시를 내린 바도 없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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