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질량·전류·온도·물질의 양` 단위 정의 내년 바뀐다
입력 2018-05-03 16:33 

질량 단위인 '킬로그램'(㎏)을 비롯해 일상에서 쓰는 단위 중 일부의 정의가 내년 5월 바뀌게 된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3일 서울 광화문빌딩에서 열린 '한국과학기자협회 과학언론세미나'를 열고 "올해 11월 13일 프랑스에서 열리는 국제도량형총회(CGPM)에서 킬로그램과 전류, 온도, 물질의 양 등 4개 국제단위계(SI)를 재정의하는 안건이 최정 의결될 예정"이라며 "바뀐 정의는 2019년 5월 20일 세계 측정의날 부터 발효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단위계(SI)를 구성하는 7개 기본단위 중 4개 단위가 한 번에 바뀌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연규 표준연 물리표준본부장은 "시계를 보고, 기온을 확인하는 등 우리는 언제나 '측정'을 한다"며 "측정에는 '단위'라는 기준이 있어야 하는데, 이 단위는 아직 완벽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질량의 단위인 '㎏'이다. 1889년부터 1㎏은 '국제 킬로그램 원기(原器)'의 질량으로 정하고 있다. 원기는 백금 90%와 이리듐 10%로 구성됐으며, 높이와 지름이 각각 39㎜인 원기둥 모양의 물체다. 반응성이 낮기는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생기는 변화를 피할 수 없다. 표준연에 따르면 이 원기는 100여 년간 약 100㎍(마이크로그램) 정도 가벼워졌다.
따라서 국제도량형총회 등 과학기술계에서는 언제든 변할 수 있는 물체 대신에 절대 불변의 '상수'로 kg을 정의하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의 재정의에는 기본 물리상수 중 하나인 '플랑크 상수'를 쓸 예정이다. 플랑크 상수는 빛 에너지와 파장 사이의 관계를 설명하는 양자역학 상수인데, 이미 여러 연구진이 실험을 통해 플랑크상수의 '측정값'을 제시한 상태다. 물질의 양(mol·몰), 전류(A·암페어), 온도(K·켈빈) 단위도 이런 상수를 이용해 재정의하게 된다. 물질의 양은 '아보가드로 상수'를, 전류는 '기본전하'를, 온도는 '볼츠만 상수'를 이용할 예정이다. 박연규 본부장은 "단위의 패러다임이 바뀌어도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혼란은 최소화하면서 과학기술의 한계까지 정밀해지는 것이 단위를 연구하는 측정과학의 목표"라고 말했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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