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워라밸 시대…뜨는 `슬렌더`아파트
입력 2018-04-22 17:39 
건폐율이 낮은 '슬렌더(slender·날씬한)' 아파트가 분양 시장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슬렌더 아파트는 뉴욕과 일본 대도심에서 많이 볼수 있는 주거 형태다. 지상의 건축면적을 줄이는 대신 층수를 높이 올려 동 간 간격이 넓고, 단지 내 녹지나 휴식 공간이 풍부한 게 특징이다.
최근 아파트가 단순 주거 공간의 의미를 넘어 '웰빙' 생활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 잡으면서 이 같은 선호도는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근로시간 단축 등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져 쾌적함을 갖춘 아파트의 가치는 더욱 상승할 전망이다.
건폐율이란 대지면적에서 건축면적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단지 내 아파트 건물이 차지하는 땅의 크기를 뜻한다. 예컨대 100㎡의 대지에 1층 면적이 50㎡인 건물을 지었다면 해당 단지의 건폐율은 50%다. 통상 건설업체는 건폐율이 높은 단지를 선호한다. 그만큼 건물을 많이 지어 분양 수익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입주민 입장에서는 건폐율에 따라 동과 동 사이가 좁아 사생활·일조권 침해에 대한 논쟁에 휘말릴 수 있다. 건물이 많을수록 주민들을 위한 편의시설도 줄어든다. 업계 관계자는 "건폐율은 최소한의 일조와 채광을 확보하고, 화재 시 인접한 건물과의 연소방지 등 과밀화 방지와 쾌적한 환경을 유지하기 위한 규정"이라고 설명했다.

아파트의 경우 건폐율이 20% 수준이면 쾌적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건폐율이 15% 미만이면 일조권과 조망권을 확보하기 쉬운 이상적인 동 간 거리를 갖춘 단지다. 이런 단지의 경우 나머지 85% 공간에 녹지, 운동시설, 놀이터 등을 다양하게 조성할 수 있다.
실제 건폐율이 낮은 단지들은 우수한 청약 성적도 보이고 있다. 지난달 제일건설이 공급한 시흥 장현지구 '제일풍경채 에듀&센텀' 역시 각각 평균 13.32대1(에듀), 5.94대1(센텀)의 경쟁률을 기록해 1순위 마감에 성공했다. 건폐율은 각각 15.01%, 12.78%다. 국내 최고가 아파트로 꼽히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의 건폐율은 9%에 불과하다. 주상복합의 대명사 도곡동 타워팰리스 1~3차의 경우 건폐율이 39~50% 수준이다.
올해도 건폐율을 10%대로 낮춘 단지들이 분양을 앞두고 있다. 대우건설은 다음달 충북 청주시 청원구 내덕동 일대에 '청주 힐즈파크 푸르지오'를 이르면 5월 분양할 예정이다. 건폐율이 16.40%에 불과하다. 제일건설은 5월 '원주혁신도시 제일풍경채'를 선보인다.
[김강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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