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플라스틱` 먹어 치우는 `환경지킴이 나방` 아시나요?
입력 2018-04-21 09:53 

환경오염의 주범 중 하나인 플라스틱을 먹어 '환경 지킴이'를 자처하는 꿀벌부채명나방(Galleria mellonella·벌집나방)이 눈길을 사로 잡고 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와 스페인 국립연구위원회(CSIC) 연구진은 지난해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를 통해 폴리에틸렌을 빠르게 분해하는 애벌레가 있다고 발표했다. 1년에 전 세계적으로 5000억개 정도의 플라스틱병이 사용돼 환경오염을 유발하고 있는 요즘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다.
연구진은 꿀벌부채명나방 애벌레를 12시간 동안 비닐봉지를 넣어둔 뒤에 봉지 무게가 92㎎이나 줄었다고 발표했다. 성충인 나방 또한 애벌레와 같이 폴리에틸렌 플라스틱의 일종인 비닐이나 플라스틱을 먹어 분해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진은 꿀벌부채명나방과 애벌레가 플라스틱을 먹을 수 있는 이유로 "(벌집의) 밀랍은 폴리머(화학결합물)이고 일종의 '천연 플라스틱'이기 때문에 화학구조가 폴리에틸렌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들었다. 즉 꿀벌부채명나방과 애벌레에게는 플라스틱이나 비닐이 '먹이'나 다름없는 물질인 셈이다. 추가 연구를 진행하면 쓰레기 매립장에서 소각해서 플라스틱을 없애는 것보다 꿀벌부채명나방의 애벌레로 플라스틱을 없앨 수 있는 친환경적인 기술이 개발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연구진은 "앞으로 이 효소를 찾아 분리해, 산업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생산하는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지난 2015년에는 애벌레가 플라스틱 원료로 만든 스티로폼을 먹어치운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중국·미국 공동연구진은 갈색거저리라는 곤충의 애벌레 '밀웜'은 플라스틱을 분해해 유기물질로 바꾸고 나머지는 이산화탄소로 배출한다고 보고한 바 있다.
[디지털뉴스국 류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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