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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7연패…붉게 물든 사직구장에 봄은 없었다
입력 2018-03-31 21:02 
31일 부산 사직구장이 2018시즌 첫 매진을 기록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매경닷컴 MK스포츠(부산) 안준철 기자] 부산 사직구장에도 봄이 찾아왔다. 겨우내 썰렁했던 관중석 빈자리는 붉게 물들었다. 하지만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봄이 왔지만 봄같지 않았다. 구도(球都) 부산의 주인인 롯데 자이언츠가 개막 7연패 수렁에 빠졌기 때문이다.
롯데는 3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8 KBO리그 NC다이노스와의 팀간 2차전에서 5-10으로 패했다. 이로써 KBO리그 개막일이었던 24일 인천 SK와이번스전부터 이어진 연패는 7연패로 늘어났다.
이날 롯데는 연패를 끊기 위해 총력전을 예고했다. 선발로 등판한 윤성빈이 3회까지 완벽하게 NC타선을 막으면서 기대는 커졌다. 롯데는 2회말 먼저 2점을 뽑았다. 1사 후 채태인이 볼넷을 골라 출루했고, 번즈의 2루타, 한동희의 적시타가 터지며 선취점을 올렸다. 계속된 공격에서 신본기의 희생플라이로 추가점을 냈다.
하지만 NC도 당하고 있지 않았다. 잘 던지던 윤성빈은 4회 들어 흔들리기 시작했다. 1사 후 나성범을 사구, 스크럭스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모창민과 최준석에 연속 안타를 맞고 3실점했다. 2-3 역전이었다.
롯데는 5회말 선두타자 나종덕과 민병헌이 모두 볼넷으로 출루한 뒤 손아섭의 희생번트로 1사 2,3루를 만들었다. 여기서 이병규의 2타점 중전 적시타가 나오며 4-3으로 다시 역전했다. 그러자 NC는 6회초 재비어 스크럭스의 동점 솔로홈런과 김성욱의 적시타로 2점을 뽑아 다시 전세를 5-4로 뒤집어 버렸다.
다시 추격 모드로 돌아선 롯데는 오히려 8회초 위기에 몰렸다. 믿을맨 박진형이 첫 상대 박민우에 좌중간을 꿰뚫는 3루타를 맞았고, 이어 권희동을 볼넷으로 내보내 무사 1,3루 위기를 자초했다. 여기서 롯데의 호수비가 흐름을 바꿨다. 김성욱의 좌익수 플라이 이후 좌익수 이병규의 빨랫줄 같은 홈송구로 홈으로 쇄도하던 3루주자 박민우를 아웃시켰다. 박진형은 지석훈을 3루 땅볼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쳤다.
31일 사직 NC전에 선발로 등판한 롯데 윤성빈. 5이닝 3실점으로 역투했지만, 팀의 7연패로 빛이 바랬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그러자 흐름이 롯데로 넘어왔다. 8회말 1사 후 채태인의 좌전안타와 번즈의 우익선상에 뚝 떨어지는 2루타로 1사 2,3루 찬스를 만든 뒤 한동희의 희생흘라이로 5-5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9회초 믿었던 마무리 투수 손승락이 무너지고 말았다. 첫 타자 정범모를 중견수 플라이로 잡은 뒤 노진혁과 나성범에 연속 안타를 맞고 1사 1,3루 위기에 몰렸다. 곧이어 스크럭스도 볼넷, 1사 만루로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 결국 모창민의 2타점짜리 2루타와 역시 박민우의 2타점짜리 2루타가 이어졌다. 무기력해진 롯데를 상대로 NC는 1점 더 달아났다. 9회초에만 충격적인 5실점. 사실상 승부는 갈렸다.
이날 사직구장은 올 시즌 첫 매진을 기록했다. 경기 시작 3시간을 남긴 오후 2시5분에 2만5000석이 모두 매진됐다. 롯데는 입장 관중에게 빨간색 폴라플리스를 나눠줬다. 사직구장은 빨간색으로 물들여졌다. 하지만 결과는 비극적이었다. 9회초 손승락이 무너지자 빨갛게 물든 관중석은 옅어졌다. 연패 기간 중 타선 침체가 문제였는데 이제는 수호신마저 무너졌다. 처음으로 매진된 잔칫날, 롯데는 추락했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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