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이명박 전 대통령 신문 구독도 취소...검찰 조사 거부 '그대로'

뇌물수수 등 혐의로 구속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31일 수감 후 두 번째 주말을 맞았습니다.

'검찰 수사가 공정하지 못하다'는 이유로 지난 22일 구속된 후 검찰 조사에 전혀 응하지 않고 있는 그는 신문 구독도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검찰과 서울동부구치소 등의 말을 종합하면 이 전 대통령은 이날 변호인 접견 일정 없이 자신의 독거실에서 독서 등을 하며 구속 후 두 번째 주말을 보낼 것으로 예상됩니다. 검찰도 주말과 휴일에는 방문 일정을 잡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주말에는 변호인 접견이 제한되지만, 일반접견은 평일 외 주말에도 하루 한 차례 10여분 정도 허용됩니다.

주말을 앞둔 30일엔 아들 시형씨를 비롯한 가족과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 맹형규 전 행정안전부 장관 등 측근이 이 전 대통령을 접견했습니다. 지난 주말엔 차녀 승연씨 등 가족이 일반접견을 했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변호인 접견이 없을 때는 집에서 챙겨온 성경 등을 읽으면서 하루를 보내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입감 후 구치소 측에 신청했던 신문 구독은 최근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외부 뉴스에 노출되지 않는 게 심리를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다만 저녁 시간대 방송되는 TV 뉴스는 시청할 수 있습니다. 수용자들은 법무부가 교양 프로그램 위주로 편집해 방송하는 '보라미 방송'을 시청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 프로그램이 녹화본이지만 뉴스는 실시간으로 방송됩니다.

이 전 대통령은 천안함 피격사건 8주기인 지난 26일 46용사를 추모하는 '옥중 페이스북' 대신 올려달라고 변호인에게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공정한 수사를 기대하기 어렵다'라는 이유로 검찰 조사를 받지 않겠다는 입장은 고수하고 있습니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26일과 28일 신봉수·송경호 부장검사를 보내 '옥중조사'를 시도했지만 이 전 대통령의 거부로 무산됐습니다.

뇌물수수 과정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 부인 김윤옥 여사 역시 "이 전 대통령이 수사의 공정성을 문제 삼으며 조사를 거부한 상황에서 나만 조사를 받을 수는 없다"며 검찰 조사에 불응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수사 상황이 유동적이고 다양한 변수가 있는 만큼 이 전 대통령이나 김 여사가 조사거부 입장을 바꿀 가능성도 현 단계에서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한차례 기간 연장을 거쳐 내달 10일 구속수사 기간이 만료됩니다. 검찰은 내주 중 한 두 차례 방문조사를 더 시도한 뒤 입장 변화가 없으면 주변인 보강조사 내용을 추가해 구속수사 기한 내에 이 전 대통령을 재판에 넘길 전망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