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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이슈]안녕, 다시 만날 그날까지…`무한도전` 종영, 오늘(31일) 13년 레이스 끝
입력 2018-03-31 08:35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명실상부한 ‘국민예능, MBC ‘무한도전이 13년 레이스에 마침표를 찍는다. 다시 만날 날을 기약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기약 없는 이별이다.
‘무한도전이 31일 시즌 종영한다. ‘무한도전 제작진과 예능국 수뇌부 및 MBC 사장이 올해 초부터 본격적으로 프로그램 재정비에 머리를 맞댄 결과다.
2005년 ‘무모한 도전을 전신으로 현재의 타이틀로 거듭나며 리얼 버라이어티 전성 시대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멤버들의 좌충우돌 소소한 에피소드는 물론, 무모한 듯 하지만 숭고한 도전으로 웃음과 감동을 주며 ‘국민예능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멤버들의 피로도 누적과 아이템 고갈, 일부 멤버 교체 과정에서의 힘겨운 레이스 지속으로 전성기 시절 동력을 잃으며 고군분투를 이어오다 결국 시즌 종영이라는 결단을 내리게 됐다.

연출자 김태호 PD는 종영 하루 전날인 30일, 13년 만에 ‘무한도전 한 시즌을 마감하는 긴 소회를 전했다. 김PD는 무한도전은 처음 시작할 때는 정해진 것 없고 기존 방송 화법으로 봤을 때 부적합하다는 사람들이 모여서 좌충우돌 해오던 이야기를 그려 오다가 2008년~2010년 이후 한국에서 가장 큰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 되면서, 시작과 달리 지켜야 할 룰도 생기고, 카테고리가 생기면서 그 안에서 놀아왔던 것 같다”면서 개인적으로 2010년 넘어가면서부터는 뭔가 색다른 게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 때 처음 사장님께 시즌제 이야기도 건의했었다”고 말했다.
김PD는 시즌제를 거론하면 늘 쉬는 얘기가 나오는데, 쉬는 것보다 중요한 건 실제 방송 나갔을 때 만족감 높은 콘텐츠가 전달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왔다. ‘무한도전이 역사와 전통을 함께 하고 시청자들과 익숙해지면서 그 안에서 신선함을 동시에 병행하기가 쉽지 않은 게 있었고, 시스템적으로 어떻게 보완할 지 고민이 컸다”며 최근에도 멤버들과 회식 자리에서 그런 이야기를 했었고, 작년 6월에도, ‘무한도전이 올해 말에 끝나고 내년에 시즌2가 끝난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작년 연초에도 무한도전의 미래에 대한 고민을 계속 던져왔었다”고 말했다.
김PD는 작년 11월 중순 파업 끝나고 돌아왔을 때도 새로운 사장님과 예능본부장님께 이런 이야기를 했었고, 시스템적으로 더 좋은 환경에서 ‘무한도전이 제작되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파업 기간에도 유재석, 작가와 만나서 내년 봄 개편쯤 이런 시간 만들면 어떨까 고민했는데, 올 2월에 본부장님이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셨다”고 말했다.
김PD는 멤버들도 갑작스럽다는 표현을 쓰는데, 시청자들로서도 갑작스러울 것 같다. 우리도 지난 3개월이 굉장히 빨리 지나갔다. 한편 그런데, 우리가 무슨 큰 문제가 있어서, 갈등이 있어서 멈추는 건 아니고 어떻게 하면 좀 더 좋은 모습의 방송을 보여드릴 수 있을까, 1등 예능도 좋지만, 한 회 한 회 스페셜하게 다가갈 수 있는 방송이 되고 싶다는 마음에서 내일을 마지막으로 일단은 마지막 인사를 드리게 됐다”고 덧붙였다.
가을 이후 시즌2 가능성을 열어두긴 했지만 지금 당장 확답은 힘든 상태. 김PD는 무한도전을 하면서 제일 먼저 생각하려 했던 게 돈이나 명예보다는, 색깔을 중요하게 생각했었다. 몇 년 전부터 갈등했던 부분도, ‘무도의 색을 지켜가기 힘든 상황이 돼 그에 대한 스스로의 만족감이 떨어졌던, 어떻게 보면 자괴감까지 들었던 상황이었다”면서 무한도전의 색이 내 색깔이었던 시간들이라 그걸 다시 채색하는 데 시간이 할애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김PD는 시청자의 기대감에 어긋나지 않는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무도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은 나보다 멤버들이 더 클 거라 생각한다”며 시청자들이 바라시는 모습으로 온전히 돌아올 수 있다면 가장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나에게도 ‘무도는 버릴 수 없는 프로그램이었고, 유재석도 ‘인생 프로그램이라 하더라. 지금의 작별이 아쉽긴 하지만 다시 반갑게 만나는 날이 오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31일 마지막 방송에 대해 김PD는 이번 방송도 열린 결말인 게, 멤버들의 헤어지고 싶지 않은 마음을 담은 방송이다. 이별을 준비하는 과정이 너무 짧아 갑작스럽게 느껴질 수 있는데 다시 만남도 갑작스럽게 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무한도전 종영 후 같은 시간대 후속 프로그램으로는 최행호 PD가 연출을 맡는 음악 퀴즈쇼가 편성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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