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커닝 심각한 인도…입시문제유출로 200만 명 넘게 재시험
입력 2018-03-30 10:45  | 수정 2018-04-06 11:05


시험 부정행위가 심각한 것으로 유명한 인도가 이번에는 고등학교 시험 문제 유출로 진통을 겪고 있습니다.

당국은 재시험을 치르겠다고 밝혔지만, 학생들은 "다른 부정행위가 의심된다"며 시위에 나서는 등 인도 교육계가 혼란 속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오늘(30일) AFP통신과 인도 NDTV 등 외신에 따르면 인도 고등학생인 10학년과 12학년은 다음 달 중등교육중앙위원회(CBSE)가 주관하는 시험을 다시 치러야 합니다.

최근 치러진 시험에서 10학년 수학과 12학년 경제 문제가 유출됐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입니다.


유출된 문제는 메신저 프로그램인 왓츠앱을 통해 일부 학생 사이에서 공유됐습니다.

경찰은 이번 부정행위에 델리 지역 고등학생뿐만 아니라 대학생, 학원 교사 등 적어도 34명이 연루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현지 일간 힌두스탄타임스는 보도했습니다.

9∼10, 11∼12학년 두 단계로 구성된 인도 고등학교 제도에서 CBSE 시험 결과는 절대적으로 중요합니다. 10학년은 이를 토대로 상위 고등학교인 11∼12학년 진학 자격을 얻고, 12학년 시험 결과는 대입에 활용되기 때문입니다.

프라카시 자바데카르 인도 교육부 장관은 AFP통신에 "시험지가 어떻게 유출됐는지 조사하고 있다"며 "경찰이 곧 범인을 잡을 것이며 학생들이 걱정 없이 재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정작 학생들은 이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다른 시험 문제도 이미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NDTV에 따르면 델리의 일부 학생들은 모든 시험 과목을 다시 치르거나 아예 시험을 치르지 말아야 한다고 시위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인도의 시험부정 행위는 매우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카스트 제도에 따른 신분차별이 여전히 남아있는 데다 인구가 워낙 많아 교육을 통해 신분상승을 시도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인도 동부 비하르주에서는 지난달 시험부정행위를 막기 위해 응시생들에게 신발과 양말을 벗으라고 지시하기도 했습니다.

응시생들이 '커닝 페이퍼'를 숨겨 들어오는 것을 막고 감독관이 응시생마다 양말 속까지 점검해야 하는 시간을 줄이기 위한 조치였습니다.

2015년 4월에 전국적으로 치러진 의과대학 입학 자격시험에서 시험지가 유출되고 휴대전화와 블루투스 이어폰을 이용한 조직적 부정행위가 적발돼 63만 명 응시자가 재시험을 치른 바 있습니다.

또 비하르 주에서는 2015년 고교입학자격 시험 때 수험생 학부모와 지인 수십 명이 고사장 건물 벽을 타고 올라가 커닝 페이퍼를 전달하는 모습이 인도 국내외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면서 학부모와 교사 등 1천여 명이 체포되기도 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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