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재밌으니까 본다" 쇼퍼테인먼트 강화하는 홈쇼핑
입력 2018-03-26 16:45  | 수정 2018-03-26 17:10
엘스테이지 뮤지컬 타이타닉 판매방송 장면 [사진 제공 = 롯데홈쇼핑]

미디어를 활용한 상세한 상품 소개에 집중하던 TV홈쇼핑이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를 강화하고 있다. T커머스 채널 확대로 경쟁이 심화된데다 새로운 소비층이라 할 수 있는 젊은 층을 끌어들이는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26일 롯데홈쇼핑에 따르면 전일 오전 1시 방송한 뮤지컬 '닥터지바고' 티켓의 주문건수는 5500장으로 준비한 수량이 모두 팔렸다. 1시간 동안 판 티켓 금액만 3억5000만원에 달한다.
이 방송은 롯데홈쇼핑이 선보인 문화·공연 소개 전문 프로그램 '엘스테이지(L-STAGE)'로, 문화 콘텐츠를 TV홈쇼핑에 접목한 것이 특징이다. 상품 소개를 쇼핑호스트에게만 맡기지 않고 뮤지컬 배우가 방송에 출연해 작품 소개와 공연 에피소드를 전하는 공연 소개 프로그램 형식이다.
지난해 말 엘스테이지 첫 방송을 통해 소개된 뮤지컬 '타이타닉'도 4200건의 주문이 몰리면서 이미 시장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현대홈쇼핑도 이달 초 뮤지컬 '시카고' 티켓을 판매했다. 최정원 씨, 남경주 씨, 아이비 씨 등 쟁쟁한 뮤지컬 스타들이 출연해 뮤지컬 넘버를 직접 부르면서 TV홈쇼핑과 교양프로그램의 경계를 흐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연예인이 출연하고, 제품 설명에 토크쇼 방식을 접목한 TV홈쇼핑 방송이 일반화되면서 이젠 보다 새롭고 재미를 강조한 쇼퍼테인먼트(shoppertainment, 쇼핑과 엔터테인먼트의 합성어)가 강화되는 셈이다.
쇼퍼테인먼트의 대표적인 사례는 지난 2015년 CJ오쇼핑의 귤 판매 방송이다. 앞서 UV(유세윤, 뮤지)를 홈쇼핑에 출연시킨 바 있는 CJ오쇼핑은 가수 루시드폴의 앨범과 감귤을 묶어 판매했다. 가족이 감귤 농장을 운영하는 루시드폴은 당시 귤 모양의 모자를 쓰고 나와 직접 음반과 감귤 홍보에 나섰다. 오전 2시 심야 시간에 방송됐지만, 루시드폴 소속사인 안테나뮤직의 유희열 대표을 비롯해 가수 정재형 씨, 정승환 씨, 이진아 씨가 출연해 예능프로그램같이 웃음을 전달하면서 유튜브 등 동영상 채널에서 지속적으로 회자됐다.
CJ오쇼핑은 지난해 아이돌 그룹 슈퍼주니어와 함께 롱다운점퍼를 매진시킨 데 이어 오는 27일 오후 10시45분에는 CJ E&M tvN의 예능 프로그램 코미디빅리그(이하 코빅)와 협업한 코빅마켓을 방송한다.
코빅마켓 홍보 포스터 [사진 제공 : CJ오쇼핑]
이 방송에는 박나래 씨, 장도연 씨, 황제성 씨, 김영희 씨, 김기욱 씨, 고장환 씨 등 코빅 출연진 13명이 '마성의 나래바', '석포빌라 B02호' 등 코빅의 주요 개그 프로그램을 패러디해 콩트로 꾸민다. 필립스 면도기, 매그넘 아이스크림, LG 코드제로 A9, SEP 립스틱을 판매한다.
방청객 점수로 순위를 매기는 코빅의 특징을 TV홈쇼핑에서도 차용해, 방송 종료까지 가장 많은 표를 받은 팀 이름으로 1000만원을 소외이웃에게 전달한다.
CJ오쇼핑과 CJ E&M은 오는 8월 합병을 앞두고 있는 만큼 이 같은 새로운 방식의 미디어 커머스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CJ오쇼핑 관계자는 "CJ E&M의 콘텐츠 역량을 활용한 미디어 커머스를 통해 젊은 신규 소비층을 확보하고 고객 체류 시간을 늘리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방송의 특성을 살려 상품 설명에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연예인 출연이나 포맷 변화로 눈길을 끄는 방식의 홈쇼핑 프로그램이 늘어나고 있다"며 "기존 홈쇼핑 방송처럼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에서 회자되며 홈쇼핑 브랜드 이미지에도 변화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다양한 방식의 쇼퍼테인먼트 방송이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