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알쏭달쏭 부동산] 新 DTI·DSR은 알겠는데 RTI·LTI는 뭐야?
입력 2018-03-25 08:55 
시중 은행 대출상담 부스 모습 [매경DB]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현금이 많은 대부호(大富豪)가 아니고서 대출 없이 집을 사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그 정도로 주택담보대출은 흔한 대출 중 하나다. 은행은 대출 신청자의 대출 규모와 이자 산정 시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따진다.
은행은 떼이지 않고 잘 돌려받을 수 있느냐를 따져 돈을 빌려준다. LTV는 돈을 빌린 사람이 아니라 담보로 잡은 집이 평가 기준이다. 빌려준 돈보다 집값이 비싸면 은행은 최악의 경우 담보로 잡은 집을 팔아 원금을 회수하면 된다. 하지만 DTI·新(신)DTI 및 DSR 등은 모두 돈 빌린 사람의 능력을 따진다.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 비율을 계산하기 때문에 LTV와 다르다.
하지만 일반인 입장에서는 이들 용어를 아무리 자주 들어도 생소하기 마련이다. 은행에서 자주 듣는 LTV나 DTI는 그나마 나은데 DSR와 RTI, LTI 등은 듣고 바로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가장 주목해야 할 용어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DSR는 개인이 1년 동안 갚아야 하는 모든 종류의 부채 원리금을 연 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주택담보대출은 물론 전세자금대출, 마이너스 통장을 비롯한 신용대출, 학자금대출, 할부금까지 모든 종류의 부채를 고려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올해 1월부터 시행한 신(新)DTI는 주택담보대출의 원리금 상환액만 따졌지만, DSR는 여기에 신용대출과 할부금 등까지 더했다. 쉽게 말해 신DTI보다 한층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다.
시중은행은 이달 26일부터 일단 DSR 한도 기준을 100%로 잡을 계획이다. DSR 한도가 100%라면 연봉이 4000만원인 사람은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4000만원일 경우 추가 대출을 받지 못한다는 의미다.
[매경DB]
전세자금대출은 만기가 도래하면 원금을 고스란히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이자만 반영한다. 마이너스 통장 대출도 대부분 만기가 연장된다는 점을 고려해 10년 만기로 원금 상환액을 계산한다. 300만원 이하의 소액 신용대출이나 중도금, 이주비 등 집단대출, 서민금융상품 대출을 받을 때는 DSR를 따지지 않는다. 다만 이들 부채는 다른 대출을 받을 때는 산정된다.
당장은 각 은행이 DSR 한도를 정해두고 관리지표로만 사용할 예정이며 올해 하반기에 정부가 고(高)DSR 기준을 내놓기로 했다.
다만 한도를 범위로 정해 은행마다 상황은 다를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A은행의 경우 DSR 한도를 70∼100%로 정한 뒤 대출 종류나 대출자의 신용도 및 연령 등에 따라 적용 숫자를 달리할 계획이다. 전체 대출에서 담보대출 비중이 크거나 대출자의 신용도가 높을 경우 혹은 자산이 많거나 나이가 어려 향후 소득 증가가 예상될 때는 DSR 한도를 상대적으로 높게 부여할 수 있다.
자영업자·임대업자 대출심사도 깐깐해져
소득대비대출비율(LTI·Loan To Income ratio)은 자영업자 부채를 잡기 위한 것이다. 자영업자의 영업이익에 근로소득 등을 합산한 총소득과 해당 자영업자가 모든 금융권에서 빌린 가계대출 및 개인사업자 대출을 합친 총부채를 비교한다. 그동안 자영업자들이 가계대출과 개인사업자대출 양쪽으로 채무를 지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앞으로 은행은 자영업자에게 1억원 이상을 신규 대출할 때 LTI를 산출해 참고해야 하며, 10억원 이상 대출 시에는 LTI 적정성에 대한 심사 의견을 남겨야 한다. 당장은 LTI가 높다고 해서 대출을 거절하지는 않지만, LTI 자료가 축적되면 나중에 대출을 규제하는 관리지표로 사용될 수 있다.
임대업자의 돈줄 죄는 RTI
임대업이자상환비율(RTI·Rent To Interest ratio)도 새롭게 도입된다. RTI는 연간 부동산 임대 소득을 연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이다. 해당 임대업 대출뿐만 아니라 임대 건물의 기존 대출 이자비용까지 합산한다.
이는 부동산임대업자 부채를 관리하기 위한 것이다. 금융당국은 자영업자 가운데서도 부동산임대업자 부채 규모가 크고 증가 속도도 빠르다는 점에 주목했다. 따라서 앞으로는 임대사업자들이 대규모 대출을 일으켜 부동산을 매입하기가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매경DB]
임대업자의 돈줄을 죄는 이유는 부동산 임대업자의 부채를 관리하기 위해서다. 지금까지 LTV와 신DTI 규제 등이 비교적 주택담보대출이 쉬웠던 아파트 매매 시장을 압박하는 요인이었다면, 이번 RTI로 상가나 오피스(오피스텔) 등 수익형부동산 시장도 적잖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뉴스국 조성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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