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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튼콜]`재결합` 솔리드 “21년간 기다렸던 순간…우린 천생연분”
입력 2018-03-21 16:50 
21년 만에 재결합한 그룹 솔리드. 사진|강영국 기자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솔리드가 돌아왔다. 무려 21년 만의 컴백. 시대를 앞서간 R&B 음악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옛 그룹이 아닌, 2018년 달라진 트렌드를 솔리드만의 개성에 녹여낸 신선한 음악을 들고 돌아왔다.
1993년 1집 앨범 ‘Give Me A Chance로 데뷔한 솔리드는 R&B 대표 주자로 90년대 중반을 풍미한 3인조 보컬 그룹이다. 1997년 발매한 4집 앨범 이후로 활동을 중단, 김조한, 정재윤은 개별 음악 활동을 이어왔고 이준은 음악 아닌 부동산 사업에 몰두한 채 각자의 생활을 이어왔다.
이들은 음악을 위해 뭉친 사이가 아닌, 데뷔 전부터 함께 어울리던 동네 친구. 때문에 음악의 시작도, 중단도 엄청난 결단과 결심이라기보다는 서로의 입장과 상황을 존중한 자연스러운 의사 교환으로 이뤄진 일이었다.
이들의 마음 하나로 뭉치는 것 역시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다만 시간이 오래 걸린 건, 살다보면 누구나 느끼듯이 일상에 몰두하다 보니 어느새 시간이 훌쩍 흘렀던 것 뿐. 많은 이들이 그리워한 추억의 이름, 솔리드라는 이름 석 자로 다시 뭉친 과정 역시 친구이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21일 오후 서울 이태원 현대카드 뮤직스테이지에서 솔리드 새 앨범 ‘Into the Light 발매 기념 기자회견이 열렸다. 김조한은 사실 여러분도 많이 기다리셨겠지만 나 역시 21년 기다렸던 순간”이라며 감격을 드러냈다. 정재윤 역시 (만난 지) 너무 오래 됐다. 많이 떨리고, 이렇게 만나게 되어 반갑고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모처럼 공식석상에 선 이준은 아직은 적응이 안 된다”며 떨리는 마음을 표현했다.
1997년 후 활동을 중단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김조한은 당시 활동은 거의 준비 없이 4년을 한 것 같다. 4년 동안 바쁘게 살았는데 각자 하고 싶은 게 있었다. 준씨 같은 경우, 부모님과 대학 졸업 약속을 꼭 한 상태였고 우리끼리도 좀 지쳐서 리프레시 하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면서 조금 쉰다고 생각한 거였는데 그게 21년이 된 것이다. 해체라는 단어가 어떻게 보면 안 어울리는 일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준은 사실 그게 해체인 줄도 몰랐다. 솔리드 활동 전에 부모님과 대학 졸업을 약속한 상태라 약속을 지키고 잠깐 쉬기 위해 미국으로 돌아가 졸업했는데 이후 새로운 기회가 생기고, 사업의 기회도 생기고 결혼 해 가정을 꾸리다 보니 그렇게 지난 세월이 20년이 넘더라”고 말했다.
다시 뭉치게 된 계기는 솔리드 공전의 히트곡 제목인 ‘천생연분처럼 드라마틱하다. 김조한은 1년반 전, 어려서부터 친하게 지내던 친구의 결혼식에 우리 셋이 들러리를 서게 됐는데 친구들이 ‘솔리드를 외치더라. 그때부터 조금씩 맞춰간 것 같다”며 우리도 천생연분인 것 같다. 오랫동안 작업을 못 했지만 하면서 (천생연분이라는 걸)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김조한은 그동안 컴백 가수들이 많았는데, 방송으로 먼저 나왔던 것 같다. 과거 불렀던 노래 부르는 것도 매력적인데, 우리는 (새로운) 음악으로 계속 인사 드리고 싶었다. 나도 재윤씨도 음악 계속 하고 있었는데, 방송으로 인사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음악으로 인사드리는 게 가장 중요하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방송을 통한 ‘추억 소환 컴백이 아닌, 음악으로 다시 돌아오고자 한 이들의 의지는 이번 앨범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솔리드 해체 이후에도 프로듀서로 꾸준히 활동해 온 정재윤은 기본적으로 음악적으로 감각이 다 있다. 이준씨의 경우도 무대는 안 섰지만 음악을 상당히 접하며 살고, 조한씨 같은 경우 계속 꾸준히 활동 했었고, 오히려 나는 20년이 지난 지금 음반 만드는 게 더 수월했다. 프로듀서로서 여러 가수들과 작업 해봤는데 노하우가 예전보다 더 성숙해지고 발전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조한 역시 어렸을 때부터 친구고, 랩 잘 하는 이준이 있었고 미디 잘 하는 재윤이란 친구가 있었고, 그런 걸 남에게 맡기지도 않고, 우리 셋이 같이 했던 음악을 뭉쳐서 한다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정재윤은 또 90년대 시대에 앞서갔다는 얘기를 들었었는데, 새로운 걸 다시 시도하면서 앞을 향해서 음악을 발전시키는 데 역할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고 달라진 솔리드의 음악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녹음의 고충도 있었다. 이준은 오랫동안 랩을 안 했더니 잘 안 나오더라. 스타일이 어떻게 나올지 많이 걱정됐고, 원래는 쉬운 파트인데 하면서 너무 어려웠다. 예전에는 가사도 30분 만에 써서 녹음까지 끝냈는데 이번에는 한줄 한 줄 너무 힘들어서 몇 시간 동안 계속 반복적으로 했다. 결과물은 잘 나온 것 같은데, 그 시간을 꽤 오래 썼다는 것 자체가 힘든 일이었다”고 말했다. 이준은 많은 팬들의 기대가 있고, 그런 기대에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앨범은 1997년 발표한 4집 ‘Solidate 이후 21년 만에 발매하는 솔리드의 신보다. 첫 번째 타이틀곡 ‘Into the Light는 80년대 신스팝 레트로 사운드를 현대적 감각으로 풀어낸 모던한 곡으로, 현실에 타협하지 않고 도전에 나선 이들에게 뒤를 돌아보며 미련과 후회, 두려움을 느끼겠지만 용기를 내서 새로운 빛을 향해 가자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두 번째 타이틀곡 ‘내일의 기억 Memento는 솔리드가 앨범 수록곡 중 가장 먼저 작업을 시작한 곡이자 이번 앨범이 진행될 수 있는 계기가 된 곡으로, 솔리드의 음악을 떠올릴 때 자연스럽게 연상되는 발라드 사운드 트랙이다.
김조한은 어려서 친구였기 때문에, 오랜만에 음원을 만들었는데 20년 동안 같이 한 곡에 투입된 세 목소리에 소름 돋기도 했다. 20년간 못 봤지만 한결 같았다”고 남다른 감회를 드러냈다.
이어 솔리드란 그룹이 R&B 그룹이지만 당시에도 다양한 장르의 곡이 들어 있었다. 앞으로는 퓨처 레트로 등 다양한 음악을 선보일 계획”이라 덧붙였다.
솔리드는 오는 5월 19, 20일 이틀간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에서 2018 단독 콘서트 ‘Into the Light를 진행한다.
psyon@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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