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전자투표 첫 도입에…SK이노 주총 북적북적
입력 2018-03-20 17:32  | 수정 2018-03-20 21:36
SK이노베이션이 올해 주주총회에서 처음 시행된 전자투표를 통해 소액주주를 중심으로 의결권 77만주를 추가로 확보하는 신기원을 이뤘다. 정부도 섀도보팅(의결권 대리 행사) 폐지 후 주총이 무산되지 않도록 소액주주의 전자투표 참여를 최대한 독려하겠다는 입장이다.
20일 SK이노베이션은 서울 서린동 본사에서 제11차 정기 주총을 열고 전자투표를 사상 처음으로 실시했다.
전자투표제는 상장사가 전자투표시스템에 주주명부, 주총 의안 등을 등록하면 주주가 주총에 직접 참석하지 않고도 온라인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제도다. 작년 이사회를 통해 SK이노베이션이 시가총액 30위권 내 대기업(민간기업 기준)으로는 처음으로 이 제도를 도입해 이날 적용했다.
이날 전자투표로 의결권을 행사한 주식 수는 77만주로 나타났다. 이를 포함한 주총 의결권 행사 주식 수는 발행 주식 수의 80.7%인 7468만3693주로 작년 주총보다 169만주 늘어났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주총은 전자투표 도입으로 개인 투자자 등 소액 주주 참여가 늘어났다"며 "작년 7월 도입한 중간배당도 이어가는 등 주주 가치 제고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주총을 통해 창사 이후 처음으로 경영진에게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부여하는 안건도 통과시켰다. 이를 통해 김준 사장은 2020년 3월부터 2022년 3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자사주 총 7만551주(보통주)에 대해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받았다. 김 사장이 취임 첫해인 작년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것에 대한 인센티브 차원이다.
김 사장은 "올해 투자 규모는 전년(3조원)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배터리 사업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등 신사업을 키워 가겠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날 22분 만에 주총이 원안대로 마무리됐지만 상당수 상장사는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에 따르면 앞으로 2주간 상장사 1768곳이 주총을 개최할 예정으로 이 중 102개 기업이 의결권 확보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한국예탁결제원에 '주총 특별지원반'을 운영해 주총 성사가 불투명한 상장사를 지원한다. 특별지원반은 의결권 확보를 요청한 기업 102곳의 지분 분석을 통해 부족한 의결 정족수를 파악하고 전자투표 이용 등 주주들의 총회 참석을 독려할 방침이다.
[문일호 기자 / 진영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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