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우버 자율주행차 첫 보행자 사망사고…안전성 논란 의견 분분
입력 2018-03-20 16:48 
우버, 자율주행차 북미지역 시험운행 전면 중단 [사진제공 = 연합뉴스]

세계 최대 차량호출업체 우버의 자율주행차가 미국 애리조나 주 피닉스 교외의 한 교차로에서 보행자를 치어 숨지게 하는 사고를 냈다.이에 대해 관련 업계와 학계, 시민단체 등에서 자율주행차 시험 운행 안전성에 관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피닉스 인근 도시 템페에서 운전석에 운전자가 앉은 상태에서 자율주행 모드로 운행하던 우버 차량이 전날 밤 10시께 템페 시내 커리 로드와 밀 애버뉴 교차로에서 길을 건너던 여성 보행자 엘레인 허츠버그(49)를 치었다. 사고 직후 허츠버그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사고 당시 자율주행차는 커리 로드 북쪽 방향으로 진행 중이었고 보행자는 서쪽 편에서 횡단보도 바깥쪽으로 걸어가고 있었다고 현지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사고가 난 교차로는 모든 방향으로 복수의 차선이 있는 복잡한 교차로이며 사고 차량에는 운전석에 앉은 시험 운전자 외에 다른 승객은 없었다"고 말했다.

미 일간지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허츠버그가 비닐 쇼핑봉투를 실은 자전거를 끌고 가다가 갑자기 차선 한가운데로 걸어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경찰이 현장 촬영 영상과 시험 운전자의 증언을 토대로 우버 측 과실이 없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차량에는 최소 두 대의 카메라가 각각 전면도로 방향과 차량 내부 운전자를 향해 설치된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경찰 예비 조사 결과 우버 자율주행차는 시속 35마일 운행 구역에서 시속 38마일로 주행 중이었으며, 속도를 줄이려는 시도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미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의 에릭 웨이스 대변인은 현지에 조사팀을 급파해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다른 현지 언론에서는 보행자가 횡단보도 바깥쪽으로 건너고 있었던 상황이어서 자율주행 모드에서 차량이 보행자 주의가 필요한 구역이 아닌 것으로 인식했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우버는 사고가 발생하자 애리조나 주 피닉스·템페와 피츠버그, 샌프란시스코, 토론토 등지에서 진행하던 자율주행차 시험 운행을 전면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알렸다. 우버는 북미 전역의 시험 운행을 중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자율주행차에 의한 첫 보행자 사망 사고로 안전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듀크대학의 로보틱스 전문가 미시 커밍스는 워싱턴포스트(WP)에 "운전자 없는 차량 운행 기술의 급속한 전환은 위험하다. 컴퓨터 버전의 자율주행 모드는 익숙하지 않은 운행 환경에서 매우 불안정해질 수 있다"며 "연방 차원의 기준이 필요하다.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자율주행차 운행에 관한 분명한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방 교통당국은 자율주행차 시험 운행이 허용된 주에서는 자발적인 안전 보고서만 제출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미 언론은 설명했다.
보행자 사망 사고로 인해 향후 법적 책임 문제도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티모시 캐로인 노트르담대학 교수는 "자율주행차 시험 운행이 일반화하면 이런 사고는 점점 더 늘어날 것"이라며 "그렇지만 도로 주행 만이 유일한 시험방법이란 점이 문제"라고 말했다.
하지만 사고 때문에 새로운 기술의 발전을 막아서는 곤란하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미래에너지 관련 단체의 자율주행차 전문가 로비 다이아몬드는 "자율주행차는 여전히 교통사고 사망자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며 "연방기관이 조사해 정책 결정자들이 안전하게 테스팅 조건을 갖출 수 있도록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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