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레이더M] 카카오택시 독립시계 빨라진다
입력 2018-03-19 10:40 

[본 기사는 3월 15일(08:56)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수익화 계획이 구체화되면서 카카오 자회사들의 독립시계가 빨라진다. 올해 증시 입성을 앞두고 있는 카카오게임즈를 시작으로 줄지어 카카오 자회사들도 기업공개(IPO)에 시동을 걸 것으로 예상된다.
택시 호출 애플리케이션(앱) '카카오T'를 운영하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서비스 부분 유료화 계획을 밝혔다.
그간 무료로 제공되던 서비스를 요금과 별도로 5000원 정도를 더 내면 택시를 즉시 배정해 주고, 2000원가량을 내면 호출에 응할 가능성이 큰 택시를 연결해 주는 방식으로 유료화를 시도한다. 이르면 이달 말부터 도입한다고 카카오모빌리티는 발표했다.
그간 카카오택시는 서비스 개시 후 3년간 가입자 1800만명, 누적이용자 4억명을 돌파할 만큼 높은 월간이용자수(MAU)와 트래픽을 유지하면서 카카오의 대표 서비스로 자리 잡아왔다. 하지만 제대로 된 수익을 내지 못해 매출에 큰 기여를 하지 못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서비스 부분 유료화를 계기로 일제히 연간 수수료 1000억 가까이를 낼 것이라고 카카오모빌리티의 사업가치가 점점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이민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택시 유료 서비스로 발생하는 수수료 수익은 최소 535억원에서 최대 855억원에 달할 전망이며, 기업간거래(B2B) 업무택시 수수료 수익은 연간 93억원(점유율 50% 가정), 카카오드라이버 수수료 수익은 연간 374억원으로 추정된다"면서 "이 세 가지 서비스 합산 수수료 수익은 최소 1001억원에서 최대 1322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기대했던 카카오모빌리티의 수익화가 시작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카카오택시를 시작으로 신규 서비스의 유료화가 본격적으로 나타나 카카오 전체 기업가치를 상승시킬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비상장인 카카오 자회사들이 하나둘씩 기업공개(IPO)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카카오 자회사 중 증시에 상장되어 있는 곳은 로엔엔터테인먼트 뿐이다. 그마저도 인수합병(M&A)을 통해 인수했기 때문에 카카오 자회사로서 상장한 것은 아니다. 올 하반기를 목표로 카카오게임즈가 상장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정도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다음 IPO 타자로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는 '카카오페이지'를 운영하는 포도트리를 점치고 있다. 카카오페이지는 이미 지난 해 6월 기준 이용자 1500만명을 돌파한 국내 대표 온라인 콘텐츠 플랫폼이다. 지난 해 3분기 기준 국내 일평균 거래액은 5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카카오 측에서도 어느 정도 IPO를 염두에 두고 일부 증권업계 IB담당자들과 미팅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부분 유료화를 시작으로 카카오택시가 본격적 수익화에 성공하면 카카오모빌리티도 상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는게 업계 관측이다. 정주환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도 "상장도 적극적으로 도전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이 되는데, 올해 어떻게 보면 (상장) 분기점이라고 생각이 든다"면서 "성공적으로 혁신 시도들이 잘 자리 잡아서 의미있는 매출과 성과가 나오면, 구체적으로 계획을 공유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포도트리는 이미 사전 미팅 등을 모두 마친 상태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상장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보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포도트리를 시작으로 다른 카카오 계열사들도 상장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예의주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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