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일본군의 위안부 학살 있었다…영상 최초 공개
입력 2018-02-27 13:55 
중국 윈난성 텅충에서 조선인 위안부가 학살된 모습을 담은 영상 사진 [사진제공 = 서울시·서울대 인권센터]

일제강점기 일본군이 조선인 위안부를 학살한 사실을 증명하는 영상이 최초로 공개됐다.
서울시와 서울대 인권센터는 3·1절 99주년을 기념해 27일 시청사에서 개최한 '한·중·일 일본군 위안부 국제콘퍼런스'에서 일본군의 조선인 위안부 학살 영상을 공개했다.
19초 분량의 이 흑백영상은 일본의 아시아·태평양 전쟁 패전 직전인 1944년 9월 중국 윈난성 텅충(騰沖)에서 조선인 위안부들이 일본군에 의해 학살된 후 한꺼번에 버려진 참혹한 모습을 담고 있다. 당시 중국 송산과 등충에 주둔했던 일본군을 공격한 미·중 연합군의 164통신대 사진중대 B파견대의 볼드윈 병사가 같은해 9월15일 촬영한 이 영상에는 시신을 매장하러 온 것으로 보이는 중국군 병사의 모습도 담겨져 있다.
중국 윈난성 텅충에서 조선인 위안부가 학살된 모습을 담은 영상 사진 [사진제공 = 서울시·서울대 인권센터]
일본군이 위안부를 학살했다는 증언과 기사 등이 공개된 적은 있지만 학살 현장이 촬영된 영상이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일본 정부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계속된 증언에도 불구하고, 학살을 실증적으로 입증할 증거를 요구하면서 학살설을 부정해왔다. 학살된 위안부들의 시신을 찍은 사진이 있지만 미·중 연합군의 포격 및 폭격으로 희생됐거나 자결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영상은 서울시와 서울대인권센터 정진성 교수 연구팀이 2016년과 2017년 두 차례 실시한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 현지조사에서 발굴한 것으로 촬영된 지 70여년 만에 세상에 공개됐다. 서울시와 서울대 연구팀은 이 영상자료 1점을 비롯해 사진자료 2점, 당시 미·중 연합군이 작성한 작전일지를 비롯해 일본군의 위안부 학살 사실을 뒷받침하는 문서 14점도 함께 공개했다.
연구팀은 당시 연합군이 일본군의 조선인 위안부 학살을 분명히 인지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연합군 보고문서도 함께 공개했다. 연합군이 9월14일 오후 6시55분에 보고한 정보 문서에는 "(1944년 9월)13일 밤 일본군은 성(중국 윈난성 텅충) 안에 있는 조선인 여성 30명을 총살했다(Night of the 13th the Japs shot 30 Korean girls in the city)"고 기록돼 있다.
시와 연구팀은 "전시에 여성을 전쟁터로 동원하고 성적 위안의 도구로 사용하다 학살하는 일은 다시는 반복되지 말아야 한다"며 "일본은 이를 부정할 것이 아니라 인정하고 사과해야만 반복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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