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 "오직 적절한 조건 아래서만 북한과 대화할 것"
입력 2018-02-27 08:26  | 수정 2018-03-06 09:05
북미 대화/ 사진=MBN
전임 정부들 비난…"25년간 대화했지만 아무 일 없어"
'최대의 압박' 효과 과시하며 '비핵화 원칙' 재확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 직접 대화에 대해 입을 열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북미 직접 대화와 관련해 "그들은 대화를 원하고 있으나 우리는 오직 적절한 조건 아래에서만 대화하기를 원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대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주지사들과의 연례 회동에서 북한과 협상했던 전임 정권들이 모두 북한 비핵화에 실패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그는 또 "우리는 북한에 매우 강경하게 해왔다"면서 "북한이 처음으로 대화를 원하고 있고, 우리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두고 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지 H.W. 부시·빌 클린턴·조지 W.부시·버락 오바마 정권을 일일이 거명하며 "내가 여기 오기 전에 다른 대통령들이 이 문제를 오래전에 해결했어야 했다"면서 "그들은 25년 동안 대화를 해왔다. 그리고 무슨 일이 생겼는지 아느냐? 아무 일도 없었다"고 비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클린턴 정부에 대해 "클린턴 행정부는 수십억 달러를 썼다"면서 "수십억 달러를 그들(북한)에 줬다. 그들(클린턴 정부)은 그들(북한)에게 뭔가를 지어줬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합의가 체결된 다음 날부터 그들(북한)은 핵 연구를 시작했고 계속했다"면서 "그것은 끔찍했다"고 비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버지와 아들 2대에 걸친 부시 행정부에 대해서도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둘 다"라고 혹평한 뒤 오바마 전 대통령에 대해 "그는 그것(북핵 문제)이 이 나라가 가진 단 하나의 최대 문제라고 나에게 말했지만, 그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면서 "지금보다 그때가 (문제 해결이) 훨씬 더 쉬웠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대화와 관련해 직접 언급한 것은 북한이 미국과 대화 용의를 밝힌 이후 처음입니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은 지난 25일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 "북미 대화를 할 충분한 용의가 있다"고 말했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적절한 조건(right conditions)'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북한이 먼저 확고한 비핵화 의지와 방안을 내보여야 한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특히 전임자들의 '실패 사례'를 열거하면서 북한이 대화를 원하기 시작했다고 말한 것은, 과거 정권과 차별화된 '최대의 압박작전'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주장을 부각하는 동시에 북한의 '비핵화'는 양보할 수 없는 협상 조건이라는 점을 재확인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에 대해 AP통신은 "미국 정부의 입장은 회담이 열리기 전에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없애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고, AFP통신은 "미국 정부는 어떠한 회담이라도 열리기 전에 북한 정권이 비핵화를 향한 조처를 하라고 오랫동안 주장해왔다"고 보도했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 역대 최대 규모의 대북 단독 제재와 관련해 "그 제재가 효과가 없으면 우리는 제2단계로 가야 할 것"이라며 "제2단계는 매우 거친 것이 될 수도 있고 전 세계에 매우, 매우 불행할 수도 있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례 회동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에 중국은 비교적 협조를 잘하고 있지만, 러시아는 비협조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러시아는 중국이 빼내고 있는 것을 (북한에) 들여보내고 있다"면서 "(러시아는) 나쁘게 행동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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