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호남 민심 쟁탈전 벌이는 바른미래 vs 민평
입력 2018-02-18 17:03  | 수정 2018-02-18 17:29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이 설 명절, 호남 민심 풀이를 놓고 저마다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다.
민평당은 "더불어민주당과 완전한 1대1 구도"라면서 자신들이 민주당과의 경쟁자임을 자임했다. 바른미래당은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우리 경쟁자"라며 자신들이 양강 구도를 깰 제3당임을 강조한다.
국민의당에서 갈라져 나온 양당이 서로에 대해 '무시하기' 전략을 펴고 있는 셈이다.
◆ 민평 vs 바른미래, 호남 2인자 싸움
조배숙 민평당 대표는 18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호남에서는) 안철수 대표와 헤어지길 잘했다고 한다"며 "호남에서 민주당과 완전한 1대1 구도로 자리매김을 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현재 호남에 지역 기반을 둔 정당은 민주당, 바른미래당, 민평당 등 3개 당이다. 국민의당이 분당되기 전 호남에서 민주당·국민의당 양자 구도였던 것과는 다른 상황이다.
민주당이 '1강' 자리를 유지하는 가운데 2인자 싸움을 놓고 바른미래당과 민평당 간 싸움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민평당이 '1대1'구도라고 주장한 것은 중도세력인 바른미래당이 호남지역에서 지지층이 얕아 생존하기 어렵다고 봐서다.
바른미래당 측의 의견은 다르다. 호남에서도 중도층이 있으므로 대안세력으로 역할할 수 있다고 본다.
김동철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날 매일경제와 통화하면서 "우리의 상대는 민평당이 아니다. 민주당과 한국당과 경쟁할 것"이라며 "온건하고 합리적인 새로운 정당의 지평을 열고 싶은 생각이며 대안을 제시하는 수권 정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바른미래당의 지지율이 (다른 지역에 비해) 호남에서는 낮은 편인데도 민평당보다는 높다"며 "민주당과 1대1 구도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권은희 바른미래당 최고위원도 이날 매일경제와 통화하면서 "호남 민심은 민평당이 대안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며 "바른미래당이 대안이라고 아직 신뢰하진 않지만 기대는 있다. 바른미래당이 대안이라는 판단을 (호남에서) 받을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왜 바른미래당 갔느냐" vs "존재감 부각 위한 말, 대꾸 안해"
광주 북구을이 지역구인 최경환 민평당 의원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광주 민심에 대해 "특히 광주에선 바른미래당에 남아있는 그분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이냐, 왜 함께하지 않는 것이냐, 가장 많이 물어본 부분이었다"며"그걸 책망하듯 말했다"고 전했다.
광주에 지역구를 둔 현역 국회의원은 총 7명인데 이중 박주선·김동철·권은희 의원 등 3명이 바른미래당에 소속돼 있다. 최 의원이 이들 바른미래당 3인방에게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나머지 광주 지역 의원은 최 의원을 포함해 천정배·장병완·김경진 의원 등 4명인데 모두 민평당 소속이다.
이에대해 김동철 원내대표는 "우리는 민평당이 무슨 말을 해도 대꾸를 안하고 싶다"며 "왜냐하면 (민평당 의원들은 그런 방식으로) 자신들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권은희 최고위원도 "정치인들의 주변에는 그 사람들이 듣고 싶은 말을 하는 경우가 있다"며 민평당 측 주장을 일축했다. 다만 권 의원은 "국민의당이 창당 2년만에 분열된 것을 공통적으로 아쉬워하는 목소리는 있다"고 말했다.
◆ 호남 기초의회 놓고도 신경전
이날 간담회에서 정동영 의원은 "기초의원, 광역의원이 풀뿌리 대표들인데 민평당과 바른미래당이 10대 1이다"라며 "국민의당에서 10명이 오고 1명만 지금 망설이고 있는 처지"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10대 1인데 어떻게 바른미래당이 민평당을 이기겠는가"라고 주장했다.
옛 국민의당 소속 호남 지역 광역·기초 의원 가운데 대부분이 민평당 행을 선택한 것에 대해 "호남 민심은 민평당에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에 대해 김동철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이 50%가 되는 상황에서도 한국당은 말할 것도 없고 민주당도 바른미래당을 견제세력으로서 의식하고 있다"며 "소위 흔들리고 있는 국민의당 소속 지방 의원에 대해서 '바른미래당에 가지 마라, 민평당에 오거나 무소속으로 가라'고 하는 것은 가장 잘못된 선택을 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방 의원들을 보면 지역민들의 뜻이라고 하면서 무소속이나 민평당으로 가고, 바른미래당에 잔류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라며 "민심이 변화무쌍하다. (지역민의 뜻이라는 것이) 장기적인 민심은 아니기 때문에 (바른미래당에 잔류하지 않은 것은) 잘못된 판단"이라고 주장했다.
[김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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