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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인터뷰] "정말 열심히 하세요" 임찬규가 바라본 `돌부처` 오승환
입력 2018-02-13 06:37  | 수정 2018-02-13 09:21
임찬규가 오승환과 캐치볼을 마친 뒤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美 피닉스)= 김재호 특파원
[매경닷컴 MK스포츠(美 피닉스) 김재호 특파원] 주변에 우러러보며 보고 배울 사람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그런 의미에서 LG트윈스 우완 투수 임찬규(25)는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임찬규는 13일(한국시간) 파파고 스포츠 컴플렉스에서 진행된 구단 스프링캠프 훈련에서 특별한 선수와 캐치볼을 함께했다. 최근 텍사스 레인저스와 계약에 합의한 우완 불펜 오승환이 그 주인공.
같은 팀도 아니었고, 출신 학교도 다른 그가 오승환과 어떤 인연으로 파트너가 됐을까? 그 인연은 지난해 겨울 오키나와에서 시작됐다.
"(차)우찬이형과 오키나와에서 훈련을 할 때 같이했다. 한달을 함께 하며 이런저런 얘기도 나누고 밥도 먹고 하면서 많이 배웠다."
그는 오승환을 "진짜 좋다"고 표현했다. 무엇이 좋았던 것일까? 이를 듣기 위해 '많이 배운' 것들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무엇인지를 물었다. 임찬규는 '제구'에 대한 생각을 다시 갖게됐다고 말했다.
"제구도 제구지만, 강하게 전력으로 던져서 원하는 곳으로 공이 가야 제구라는 것을 배웠다. 제구를 의식해서 살살 던지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냐. 전력으로 꽂아서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이번 캠프에서도 오승환과 함께 훈련하게 된 임찬규는 '돌부처'의 캐치볼 하나, 운동 하나를 보면서 열심히 배우고 있다.
"저 위에 있는 분도 열심히 하는데 우리는 더해야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갖게된다. 물론 선수들마다 각자 기준이 있다. 젊은 선수들도 자신의 스타일을 고수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나는 보고 들으며 많이 느끼는 스타일이다. (차)우찬이형과 승환 선배님은 정말 열심히 하는 분들이다. 나도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지만, 이분들은 더 효율적으로, 열의를 갖고 하는 거 같다. 물론 타고난 능력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진짜 노력을 끊임없이 한다. 거기서 많은 것을 느꼈다."
지난해 오키나와에서 오승환에게 좋은 기운을 받아서일까? 임찬규는 지난해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풀타임 선발로 뛰었다. 27경기에 등판, 124 1/3이닝을 소화하며 6승 10패 평균자책점 4.63을 기록했다. 데뷔 후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그는 "이 모습을 유지한다고 하기에는 성적이 너무 못났다"며 처음으로 풀타임 선발로 뛴 지난해를 돌아봤다. "작년보다 더 많은 이닝, 더 많은 승, 더 적은 패, 이런 것을 하면 좋겠지만, 로테이션을 풀로 소화하면 팀이 더 좋아질 거라 생각한다. 올해도 로테이션에 구멍만 나지 않으면 좋아질 거 같다. 많이 던지고 많이 뛰는 것이 목표"라며 새로운 시즌에 대한 목표를 전했다.
144경기를 치르는 한 시즌을 모두 선발로 뛰는 것은 절대 쉽지 않은 일. 그는 "막상 해보니까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시즌 도중 밸런스, 날씨, 환경이 바뀌기 때문에 쉬운일이 아니다. (박)세웅이나 (최)원태가 선발로 뛰는 모습이 보기 좋았는데 그들도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 것"이라며 선발로서 풀타임을 뛰는 것에 대한 어려움에 대해 말했다.
임찬규는 지난 시즌 선발 투수로 활약했다. 사진= MK스포츠 DB
지난해처럼 올해도 시즌 준비 기간 오승환 선수로부터 좋은 기운을 전해받은 그는 "작년에 해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올해는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어렸을 때는 1승에 신경을 썼지만, 얼마나 효율적으로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지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것에 대해 생각하고 있고, 강한 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새 시즌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분위기는 좋다. 삼성 감독 시절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류중일 감독이 새로 부임한 LG는 '선의의 경쟁'이 가득한 캠프를 만들고 있다. "경쟁이 심해졌다. 서로 견제한다는 듯이 아니라, 좋은 분위기에서 서로 도와주며 시너지효과를 내고 있다. 정말 좋고, 좋아질 거 같다"는 것이 임찬규의 설명이다.
1994년 이후 우승 경험이 없는 LG는 한국프로야구에서 우승 갈증이 심한 팀 중 하나다. 어린 시절 이 팀을 응원해 그런 기분을 잘 알고 있다고 밝힌 그는 "팬들의 마음을 알고 있다. (기다리는) 시간이 있었던만큼 우승이 값질 것이다. 한 번 하면 꾸준히 할 수 있을 것이다. 올해는 도약할 수 있는 해다. 느낌이 좋다. 이제는 할 때가 됐고, 해야만 한다"며 새로운 시즌은 뭔가 다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greatnemo@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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