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불보다 무서운 취객…트라우마 시달리는 구급대원
입력 2018-02-06 19:30  | 수정 2018-02-06 20:57
【 앵커멘트 】
119구급대원은 이틀에 한 번꼴로 폭행을 당하는데, 열에 아홉은 술에 취한 사람들입니다.
구급대원들이 술에 취한 환자들을 보면 두려움부터 앞서는 이 현실, 어찌해야 할까요.
박상호 기자입니다.


【 기자 】
만취 상태로 의식을 잃은 30대 남성이 119구급차에 실려갑니다.

그런데 갑자기 주먹을 쥐고 일어나 난동을 부리기 시작합니다.

구급차를 몰던 다른 대원까지 합세해 제압해보지만, 순식간에 턱이 돌아갈 정도로 주먹이 날아옵니다.

구급대원의 휴대전화에는 당시 긴박한 상황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 인터뷰(☎) : 피해 구급대원
- "공포감을 느낄 정도로 굉장히 두려웠거든요. 주취 상태라 대화도 안 되고…."

다친 아들을 태우고 구급차에 탄 50대 남성이 빨리 가지 않는다며 구급대원을 수차례 폭행한 일도 있었습니다.

구급대원 폭행 피해 건수는 연평균 190여 건, 이틀에 한 번꼴인데 가해자 10명 중 9명은 술에 취한 상태였습니다.

▶ 스탠딩 : 박상호 / 기자
- "구급차에는 이렇게 CCTV가 달려 있어 폭행장면이 안팎에서 그대로 찍히지만 이를 아랑곳하지 않는 취객들에겐 무용지물이나 마찬가지입니다."

▶ 인터뷰 : 최우석 / 부산소방본부 수사 주임
- "신체적 외상보다 감정적 스트레스로 인해 정신적 장애를 호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신적 트라우마가 지속되면 구급활동에 지장을…."

구급대원을 폭행하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 과해지지만 최근 3년간 구속된 사례는 고작 5%에 불과합니다.

MBN뉴스 박상호입니다. [hachi@mbn.co.kr]

영상취재 : 전성현
영상편집 : 이유진
영상제공 : 부산소방본부·충북소방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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