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한국에만 4개 난립` 보톡스 업체들 "수출만이 살 길"
입력 2018-02-06 16:10  | 수정 2018-02-06 17:21

국산 보툴리눔톡신(일명 보톡스) 제제 제조업체들이 수출시장 확대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시장 규모가 1000억원 수준에 불과한 한국에 4개의 보툴리눔톡신 제제 제조업체들이 난립해 내수는 물론 해외시장 개척 분야에서도 경쟁이 붙어서다.
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약사의 보툴리눔톡신 제제 수출액은 지난해 약 1500억원 수준에서 올해 2000억원 이상으로 늘어나고, 향후 성장세가 더 가팔라질 전망이다.
현재 한국산 보툴리눔톡신 제제의 수출은 휴젤과 메디톡스가 주도하고 있다. 제품 출시가 비교적 쉬운 남미와 독립국가연합(CIS) 등에서 수출 영업을 시작해 실적을 쌓은 것이다.
휴젤의 지난해 보툴리눔톡신 제제 수출액은 682억원이다. 메디톡스는 690억원어치의 보툴리눔톡신 제제를 수출했을 것으로 증권업계는 추정한다. 두 회사 모두 전체 보툴리눔톡신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70%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두 회사 모두 올해 900억원 이상의 보툴리눔톡신 수출 실적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상대적으로 후발주자인 대웅제약은 세계에서 가장 큰 보툴리눔톡신 시장인 미국에 먼저 진입해 국산 보툴리눔톡신 수출 실적을 폭발적으로 늘릴 것으로 기대한다. 이미 미국에서 나보타에 대한 임상 3상을 마친 뒤 지난해 5월 판매허가신청을 냈다. 지난해 말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가 나보타 수출물량을 생산할 공장에 대한 의약품 제조·품질관리(GMP) 인증 실사를 진행했다. 올해 안에는 미국 시판허가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미국 시장은 메디톡스와 휴젤도 노리고 있는 시장이다. 휴젤은 이르면 올해 안에 미국에서 보툴렉스에 대한 임상 3상을 완료할 예정이다. 메디톡스는 세계 1위 보툴리눔톡신 업체 앨러간과 손잡고 액상형 제품 이노톡스의 미국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중국도 주요 보툴리눔톡신 시장으로 떠올랐다.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미용목적 의료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국제미용성형수술협회는 중국 내 성형외과 의사 수를 약 2800명으로 집계했다. 미국, 브라질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다. 중국성형미용협회는 자국의 성형 시장이 오는 2020년까지 매년 25%씩 성장한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중국 시장 진출에 가장 근접한 회사는 메디톡스다. 이미 임상 3상을 마치고 조만간 판매허가신청서를 중국 식품의약품청(CFDA)에 제출할 예정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중국에서 메디톡스의 보툴리눔톡신 제품 가치가 1조14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휴젤은 현재 임상 3상을 진행 중이고, 대웅제약도 이달 초 임상 3상을 허가받았다.
아직 국내 시장에서 제품을 출시하지 못한 휴온스글로벌도 지난해 임상시험이 필요하지 않은 나라에 100억원어치의 보툴리눔톡신 수출 실적을 올렸다.
보툴리눔톡신 업체들이 수출에 힘을 쏟는 이유는 국내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데 있다. 세계적으로 10개 미만인 보툴리눔톡신 제조업체 중 4개 업체가 한국에서 나타난 결과이기도 하다. 이에 국내 시장 1위 업체인 메디톡스는 지난해 7월 보툴리눔톡신 제품 가격을 약 20% 인하하면서 점유율 경쟁에 나섰다.
메디톡스의 가격 인하로 국내 시장 점유율을 내준 휴젤에서는 아직까지 가격 인하 움직임이 없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휴젤과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가격 인하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수출 확대에 매진할 것이라며 국내 시장에서의 경쟁이 해외 시장에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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