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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 스케치] "밖에서 떨지 않아도 돼" 한국행 외인들의 `안도`
입력 2018-02-06 06:12  | 수정 2018-02-06 06:33
LG트윈스와 계약한 타일러 윌슨이 캐치볼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美 피닉스)= 김재호 특파원
[매경닷컴 MK스포츠(美 피닉스) 김재호 특파원] LG트윈스의 스프링캠프가 열리고 있는 6일(한국시간) 파파고 스포츠 컴플렉스. 줄무늬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 틈에 검은색 트레이닝복을 착용한 낯익은 얼굴이 있었다. FA 우완 투수 오승환이었다.
지난 시즌 이후 FA 자격을 얻은 오승환은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를 한 주 남겨둔 지금까지 소속팀을 찾지 못하고 있다. 개인 훈련을 진행해야 하기에 삼성 시절 감독이었던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LG 선수단에 잠시 합류해 캐치볼 등 개인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지금쯤이면 소속팀 훈련장에서 개인 훈련을 하며 시즌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할 그가 국내 야구팀과 함께 훈련하는 것은 그야말로 "미쳐 돌아가고 있는" 이번 메이저리그 이적시장이 빚어낸 풍경이다.
현재 메이저리그에는 캠프 시작 일주일을 남겨놓고 팀을 찾지 못한 FA 선수들이 100명이 넘는다. 다르빗슈 유, 제이크 아리에타, J.D. 마르티네즈, 에릭 호스머 등 대어급으로 평가받던 선수들이 아직까지 무직 상태다. 여러 요인으로 구단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이적시장에 역대급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파업' '스프링캠프 보이콧' 등 과격한 단어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같은 역대급 한파를 피해간 선수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한국프로야구 진출을 택한 외국인 선수들도 그들중 일부다.
"정말 미친 거 같다. 올해 프리에이전트 시장은 정말 와일드하다."
LG트윈스와 총액 80만 달러에 계약한 우완 투수 타일러 윌슨(28)은 현재 메이저리그 FA 시장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지난해 11월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 40인 명단 제외 이후 FA가 됐던 그는 한국행을 택하지 않았다면 지금까지 팀을 찾지 못했을 수도 있다.
그는 "이곳에서 뛰고 있는 것이 좋은 것임은 확실하다. 이미 여기는 스프링캠프가 시작됐다. 내 동료와 코치들을 보며 내가 어느 도시에서 경기를 하게될지를 알고 있다는 것은 정말 편안한 일"이라며 새로운 팀의 유니폼을 입고 안정적으로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것에 대한 편안함을 드러냈다.

넥센히어로즈와 60만 달러에 재계약한 외야수 마이클 초이스(28)도 "지난 몇년간 어떤 큰 변화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느낌은 좋지 않다"며 최근 느리게 돌아가고 있는 FA 시장에 대해 말했다.
지난해 7월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방출된 이후 한국행을 택했던 그는 "몇년간 어던 일이 일어날지 모르고 있다가 새로운 팀에 쫓기듯 들어가는 선수들이 많았다. 그런 것을 보면서 언젠가 노사 관계가 나빠질 거라 생각했다. 정말 복잡한 기분이 든다. 대체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며 최근 바깥 상황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지금까지 FA 시장에서 팀을 찾지 못하고 있는 선수들은 새로운 팀과 계약한 뒤 쫓기듯 스프링캠프에 합류, 급한 마음으로 시즌을 준비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 상황과 비교하면 이들의 지금 위치는 상당히 편안한 상태라 할 수 있다.
초이스는 "어디로 갈지 알고 있으면 그만큼 긴장을 풀고 편안한 마음으로 시즌을 준비하게 된다"며 편안한 마음으로 시즌을 준비하고 있음을 알렸다. greatnemo@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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