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같이 치솟는 韓美 국채금리 `심리적 마지노선` 3% 임박
입력 2018-02-05 17:43  | 수정 2018-02-05 19:20
◆ 미국발 亞증시 한파 ◆
채권금리가 심리적 임계치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2일(현지시간) 10년 만기 미국 채권금리는 4.96bp(1bp=0.01%) 오른 2.842%로 마감했다.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2.8%를 넘은 건 4년 만이다. 한국 국고채금리도 미국을 따라가는 추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5일 3년 만기 국채금리와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각각 2.287%(+3.7bp), 2.803%(+4.7bp)로 마감했다.
3%는 미국채 10년물 금리의 마지노선으로 꼽힌다. 2013년 벤 버냉키 전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점진적으로 자산 매입을 줄일 가능성을 제기하며 일어났던 긴축 발작(테이퍼 탠트럼) 이후 금리가 3%를 넘은 적은 없었다. 당시 버냉키 전 의장의 발언 이후 채권금리는 큰 폭 올랐고, 신흥시장에서만 400억달러 수준의 자금이 유출됐다. 국내도 마찬가지다. 2013년 9월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3% 아래로 떨어진 뒤 다시 오르지 않았다.
최근 미국발 채권 금리 급등은 미국 1월 고용보고서 발표가 기폭제가 됐다. 지난해 1월 대비 시급 상승률이 2.9%를 기록하며 물가 상승 압력을 실감하게 했다. 200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융시장에서 갑자기 가격 체계가 크게 변화하는 시기가 있다. 최근의 경우 테이퍼 탠트럼과 도널드 트럼프 집권 때 금리가 급등했다. 둘의 공통점은 기대 인플레이션 지표가 2%에 근접했던 것"이라며 "작년 내내 1.6~1.7% 수준이었던 기대인플레이션이 2%를 넘었다. 가격 체계가 변화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채권시장에서는 이번 상승세가 미국채 10년물 금리 3%까지는 무리 없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기존에 투자심리를 받쳐주던 2.7%가 깨진 뒤 3%까지는 저지할 만한 요소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3%를 넘어서 한 단계 더 오르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미 금리 인상이 주식시장에 강력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데다 급등세가 이어지면 타격이 예측하기 힘든 수준에 이르기 때문이다. 위일복 KTB자산운용 채권전략팀장은 "금리가 더 오를 경우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 통화당국에서 시장 안정화에 대한 의지를 보일 것"이라며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3% 수준에서 정착할 것으로 보인다"고 의견을 밝혔다.
반면 한국 채권금리는 3%에 이르기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국내 경제 지표 회복세가 미국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데, 금리만 따라가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장기 금리 역전에 따른 자금 유출 우려도 크지 않다. 김동원 SK증권 연구원은 "국고채가 해외 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해왔는데 우리나라가 어디까지 따라 올라가야 하는지 의문이 있다. 점점 금리 민감도가 떨어질 것"이라며 "금리 역전이 이어져도 자금 유출은 일어나지 않는다. 위험 분산 효과를 고려해 봤을 때 외국인 투자자와 국내 투자자 모두에게 해외 채권이 자금을 옮길 정도로 매력적이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정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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