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제2의 삼성전자 잡아라…황제株 4인방에 쏠린 눈
입력 2018-02-01 13:47 

삼성전자가 액면분할 발표로 황제주 시대에 종언을 고하면서 시장의 관심이 여타 황제주에 몰리고 있다. 증시 대장주가 몸집을 크게 줄이면서 다른 황제주들도 이 같은 트렌드에 동참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종가 기준 주가가 100만원이 넘는 종목은 삼성전자 및 삼성전자우를 포함해 롯데칠성(151만6000원), 태광산업(137만9000원), LG생활건강(117만7000원), 영풍(105만원) 등 6개다. 삼성전자와 삼성전자우 역시 각각 200만원 위쪽에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지만 전날 50대 1 비율의 액면분할을 결정해 5월 황제주 대열에서 이탈할 예정이다.
황제주는 주가가 100만원이 넘어 일종의 상징성을 갖지만 동시에 개인 투자자들의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단점도 보유하고 있다. 몇주만 매수해도 수백만원을 훌쩍 웃도는 탓에 개인투자자들은 단순 주가가 낮은 종목에 더욱 관심을 두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액면분할을 결정한 것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삼성전자는 액면분할이 투자자 저변 확대와 유동성 증대 효과 등 주식 거래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연스레 시장의 관심은 남은 황제주 4종목에게 돌아가고 있다. 기존 황제주들은 액면분할에 대해 적극적이지 않았지만 대장주의 국민주 전환으로 여타 황제주들이 동참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롯데칠성, 태광산업, LG생활건강, 영풍 등 4개 종목의 액면가는 모두 5000원이어서 액면 분할을 하는 데 큰 무리가 없을 전망이다. 또 최근 증시 활황에도 이렇다 할 재미를 보지 못하는 황제주들이 몸집을 줄여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날 삼성전자는 액면분할 공시를 내면서 일거래량이 129만3626주를 기록하는 등 평소 대비 5배 넘게 증가했다. 주가가 낮아짐에 따라 유동성이 풍부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액면분할이 무조건 호재가 아닐 수도 있다고 조언한다. 유통주식수 확대로 투자자 접근이 용이해지고 주가가 10만원 이하로 낮아지면서 차익거래 및 바스켓 구성에도 미세적용이 가능해지는 것은 맞지만 과거 사례를 돌아보면 대체로 주가가 제자리로 돌아왔다는 설명이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과거 2000년 이후 667건의 액면분할 사례 분석 결과 주가는 공시 이후 상승하지만 다시 하락하는 모습을 보여왔다"면서 "이는 액면분할이라는 이벤트가 단기적인 주가상승요인이 될 수는 있지만 장기에는 유의한 팩터가 아님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디지털뉴스국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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