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찬밥신세` 건설·철강·중공업ETF의 반격
입력 2018-01-23 17:41 
코스피에 이어 코스닥까지 재평가받는 '쌍끌이 장세'에서 소외됐던 건설·철강·중공업 펀드 수익률이 살아나고 있다. '덜 오른 주식'을 찾는 가치주 투자 레이더망에 포착되며 바닥을 쳤던 주가가 차츰 회복되는 분위기다. 유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는 올해를 기점으로 업황도 살아날 것으로 보여 건설·철강·중공업 펀드가 주목받고 있다.
23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1개월간 건설·철강·중공업 펀드가 많게는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KODEX건설 상장지수펀드(ETF)는 지난 22일 기준 한 달간 12.35%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상품은 현대건설(13.61%) 현대산업(11.29%) KCC(10.94%) 대림산업(10.70%) 삼성엔지니어링(10.24%) 등 주요 건설주를 두루 담은 상품이다. 지난 수년간 맥을 못 추던 건설주 주가는 최근 유가 상승 분위기를 등에 업고 본격적인 반전 스토리를 쓰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 주가는 23일 전일 대비 4.98% 오른 주당 1만5800원에 마감했다. 이 회사 주가는 최근 1년래 최고치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22일 장중에 주당 3만3800원으로 단기 최저점을 찍은 현대건설 주가는 1월 들어 4만원대 이상으로 회복했다.
최근 국제유가는 브렌트유 기준 배럴당 70달러 안팎에 거래되며 3년래 최고점 부근에 머물고 있다. 김선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가 오르면 해외 프로젝트 입찰이 덩달아 늘어나는 구조"라며 "올해는 중동에 이어 동남아에서도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중공업 ETF 수익률도 1개월 기준 7% 이상을 찍으며 순항하고 있다. 22일 기준 KBSTAR200중공업 ETF 1개월 수익률이 7.69%, 미래에셋TIGER200중공업 ETF 1개월 수익률이 7.62%를 기록하고 있다. KBSTAR200중공업 ETF는 현대로보틱스(21.15%) 현대중공업(19.29%) 삼성중공업(14.57%) 두산인프라코어(9.93%) 한화테크윈(8.06%) 등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현대로보틱스는 23일까지 19거래일 외국인 순매수가 이어지며 주가가 모처럼 탄력을 받고 있다. 자회사 현대오일뱅크 상장(IPO)이 가시화하며 그동안 저평가됐던 기업가치가 재조명받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대중공업 역시 지난달 27일 유상증자 여파로 장중 주당 9만6200원까지 추락했던 주가가 이날 14만500원으로 올랐다.
지난달 유상증자 계획을 공시한 후 주가가 반 토막 가까이 추락한 삼성중공업을 보는 시선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유가 상승으로 주력 업종인 액화천연가스(LNG)선 발주가 늘 것이란 예상에 이날 이 회사 주가는 전일 대비 5.52% 오른 주당 9180원에 마감했다.
철강 ETF 역시 나란히 1개월 기준 8% 넘는 수익률을 내고 있다. 미래에셋TIGER200철강소재 ETF가 8.92%, KBSTAR200철강소재 ETF가 8.88%를 기록하고 있다. 미래에셋TIGER200철강소재 ETF는 포스코(23.21%) 고려아연(20.80%) 현대제철(17.68%) 풍산(10.66%) 동국제강(9.12%) 등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이날까지 외국인투자자는 포스코 주식을 19거래일 연속 매수하면서 주가 상승을 이끌고 있다. 이날 기준 주가가 전일 대비 0.66% 오른 주당 38만원에 마감했다. 1년래 최고치 부근에서 주가가 움직이고 있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대기오염을 우려해 대규모 철강 감산에 나서는 반면 글로벌 인프라스트럭처 투자 열풍으로 수요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홍장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