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장쩌민 조카 상하이 정협 주석서 퇴임…시진핑 계열 장악
입력 2018-01-23 16:19 

장쩌민 전 중국 국가주석의 조카인 우즈밍 상하이시 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이 퇴임했다. 시진핑 집권 2기들어 장쩌민 계열 인사들과의 '선긋기'가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관영 매체 신화통신에 따르면 우 주석은 전날 열린 상하이 정협 회의에서 차기 정협 위원으로 선출되지 못했다. 이로써 우 주석은 이번 정협 회의를 마지막으로 퇴임하게 됐다.
정협은 일종의 정책 자문회의로, 중국 공산당이 정책을 결정하기에 앞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여기에는 공산당원뿐만 아니라 학자 등 민간 부문 인사들이 구성원으로 참석하고 있다. 현재 중국에는 3000여개의 지방 정협 위원회를 두고 있고, 구성원들이 연임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우 주석처럼 한 임기만 마치고 위원직에서 물러나는 것은 다소 이례적이란 평가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례가 상하이를 근거지로 하고 있는 장쩌민 전 주석의 영향력이 급속도로 약화됐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하면서 시 주석의 선긋기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홍콩 매체 명보는 "시진핑 정권들어 장쩌민 계열 인사와의 거리두기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며 "시진핑 집권 2기에서는 더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장쩌민 전 주석은 시진핑 주석이 후진타오에 이은 차기 후계자로 등극할 수 있도록 길을 터준 사람이다. 상하이방을 이끌었던 장쩌민 전 주석은 후진타오와 리커창이 필두로 있는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을 견제하기 위해 시진핑을 지지했다. 그 결과 2007년 10월 열린 17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계기로 시진핑은 권력구도상 리커창을 제쳤고, 2008년 3월 국가부주석이 된다. 하지만 시진핑 주석은 주석이 된 이후 절대 권력 기반을 다지면서 기존 장쩌민 세력을 빠르게 몰아내고 있다. 그 자리에는 '시자쥔(習家軍)'으로 불리는 시진핑 계열 인사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이날 정협 회의에는 시 주석의 저장성 서기 시절 비서를 지냈던 리창 상하이시 서기와 감찰청장을 역임했던 잉융 상하이시 시장이 참석해 시자쥔의 세를 과시했다. 또 우즈밍 주석이 물러난 이후 둥윈후 상하이시 선전부장이 의장으로 정협 회의를 주재했는데 이는 둥 부장이 향후 정협 주석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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